남성들 앞에서 노래 불렀다고…이란 콘서트장 들이닥친 경찰


법률로 남성 관객 앞에서 '여성 혼자 노래 부르는 것' 금지
최근 이런 규제에 저항하는 공연 잇따라


이란에서 여성 가수가 공연 도중 보안당국에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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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해 12월 히잡 착용 의무를 어기고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채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한 이란 여성 가수 파라스투 아마디.(사진=유튜브 갈무리)


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날 이란 문화이슬람지도부는 이틀 전 구금된 가수 히바 세이피자데가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고 밝혔다.

세이피자데가 체포된 것은 지난달 27일로, 그는 테헤란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라이브 콘서트 중이었다. 이날 콘서트는 당국의 공식 승인을 거친 후 진행됐지만, 도중에 여성 경찰 4명을 포함한 보안군이 들이닥쳐 공연이 중단됐다.

보안군은 이날 공연자 가운데 세이피자데를 체포했다. 공식적인 체포 이유는 밝혀진 바 없다. 매체는 당국이 여성의 공개적 예술 활동과 표현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조치를 위반하는 여성에 대한 광범위한 단속의 일환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슬람 시아파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은 법률을 통해 남성 관객 앞에서 여성 혼자 노래 부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에 저항하는 형태의 공연이 급증하면서 이란의 법적·문화적 경계에 도전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해 12월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히잡 착용 의무를 어긴 채 온라인 콘서트를 연 여성 가수 파라스투 아마디가 당국에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아마디는 당시 공연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음은 물론 어깨가 드러나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정부의 엄격한 여성 복장 규제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이란 사법부는 아마디와 그의 공연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콘서트가 법적 승인 없이, 샤리아 원칙을 준수하지 않고 열렸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가 자유로운 인터넷 사용을 제한하지만, 아마디의 이 공연은 당시 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다. 이란에서 공식적으로 제한된 유튜브에서 해당 공연 영상은 사흘 만에 15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뉴스 백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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