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최대 규모의 재개발사업인 11구역에서의 조합에 관한 고소 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찰수사에 대한 조합원들 원망이 불거지면서 또 하나의 갈등을 낳고 있다.
2006년 추진위 시점부터 20여 년이 다 돼가는 현시점까지도 지지부진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경기도 광명시 최대 규모의 뉴타운 사업인 11구역에서 조합의 비리와 부정 불법 의혹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에 접수된 수많은 고소고발 사건들이 무혐의나 불송치 결론으로 종결되거나 검찰로부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른 수사 지연 양상까지 발생하자 원주민들 및 고소고발인 내에서 경찰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고소고발인들 및 원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조합과 조합장의 비리와 불법 부정에 대한 증거들이 차고 넘친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경찰 수사에서는 무엇 하나 명쾌하고 뚜렷하게 밝혀지는 게 없이 혐의없음이나 불송치로 결론 내려지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조합에 대한 불신이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2020년 4월에는 광명경찰서 이 모 수사관이 11구역 조합장 서 모씨에 대한 수뢰혐의 사건을 접수받고도 케비넷에 넣어둔 채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발각돼 직무태만 비위로 징계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그런가하면 지난 24년 6월, 조합장 서 모씨가 조합 홈페이지에서 비대위 A씨에 대해 ‘A씨의 실체’라는 제목으로 비방한 혐의에 대해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광명경찰서에서 접수된 수사에서 경찰은 같은 해 9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결론을 냈다.
또 같은 해 3월 고발된 조합장 서 모씨와 상근이사 남 모씨 및 사무장 이 모씨에 대해 특가법에 따른 사기 및 배임 비리 건 역시 경기남부경찰서에서 11월에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다. 이 사건은 현재 검찰로부터 보완수사 요청이 내려진 뒤 통신시설 및 관로공사에 따른 도정법 위반과 공문서 위조 건 등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뿐 아니라, 조합장 아들이 얽힌 제3자 뇌물죄 사건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사 상태에 머물러 있다. 조합장 아들 서 모씨가 조합과 계약된 업체 두 곳에 수 년간에 걸쳐 직원으로 고용된 사실이 드러난 사건으로, 해당 업체들은 조합과 거액의 계약이 체결됐다.
비대위 고소인 A씨의 경우엔 경찰에서 조사받은 내용이 조사 2시간 만에 조합 SNS 대화방에 올라오면서 A씨에 의해 ‘수사정보유출 및 경찰과 조합과의 접촉이 의심된다’는 민원이 제기된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검찰에서 보완수사를 2회에 걸쳐 요구하며 경찰로 재수사를 송치한 사례도 이번 취재에서 확인됐다.
광명경찰서는 “모든 수사를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혐의없음이나 불송치의 경우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법률상 범죄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건들”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수사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건들은 사건이 복잡하고 관련된 대상들 하나하나 확인해야 할 사안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 답변이다.
그러나 원주민 및 비대위의 고소고발 당사자들은, 조합과 업체 간 불법 거래내역이나 계약서 위변조 서류, 조합장에 대한 뇌물과 청탁에 대한 입증 증거들을 충분히 제출했음에도 하나같이 무혐의나 불송치 그렇지 않으면 장기간에 걸친 수사답보 상태가 반복되고 있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A씨는 “조합장 서 모씨는 광명시에서 막강한 인맥과 파워를 지닌 자”라며, ”실제 수사관이 수사비위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고 광명경찰서에 대한 기피신청 민원이 이토록 많은 전례가 없다“며, ”경찰 수사관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을 까닭이 있겠냐“며 조합장과 경찰과의 연관 의혹을 비추었다.
그는 또한 ”검찰이 경찰 수사결과에 수차례 보완수사로 제동을 가한 것만 봐도 경찰 수사가 얼마나 부족하게 행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검찰 제동이 아니었다면 그 사건들 역시 경찰 손에서 무혐의나 각하로 끝났을 것 아니겠냐“며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임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에 광명경찰서 수사관 C 경감은 수사정보 유출이나 조합과의 유착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수사결과에 대한 통보 외에 소통이나 민원인을 납득시키는 데 적극적이지 못했던 점은 앞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 11구역 조합장 서 모씨는 과거 광명시 시의원을 2차례 역임했고, 현 광명시 박승원 시장과는 같은 고향 출신으로 십수 년간 친분을 이어오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가 하면 조합장의 사촌동생인 또 다른 서 모씨는 현 광명도시공사 사장으로, 지난 22년 당시 현 박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수장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조합원들과 비대위 측에서 조합과 조합장에 대해 지역 행정기관 및 공권력과 암암리에 연결돼 있다는 의혹을 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