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영화관·수영장 부실행정 논란까지
강원 태백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부실논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스마트팜 사업, 작은영화관, 실내수영장 등 주요 프로젝트가 부실한 행정 탓으로 인해 임대료 체납, 사실상 ‘반쪽 운영’ 또는 ‘개점휴업’ 상태에 놓이며 시민들의 실망감만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태백시에 따르면 태백시 장성동에 들어선 ‘태백 스마트팜’은 국도비 150억원, 민간자본 40억원 등 총 190억원이 투입된 최첨단 딸기 수직농장으로 준공식 행사를 거창하게 열었다.
2023년 5월24일 ‘세계 최대 실내 딸기 플랜트’로 화려하게 문을 연 스마트팜 사업은 매년 300t 생산, 60% 수출, 2027년까지 매출 1조 원을 발표했지만 2년 가까이 지난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태백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생산된 딸기는 99t 남짓, 매출은 35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수치는 이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도 총 18명 중 태백시민은 12명에 불과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한계를 드러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팜 운영법인은 22개월간 임대료를 단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아 11억7600만원이 체납 중이며, 임대료 소송에서도 태백시는 패소했다.
태백시 행정의 난맥상은 입주업체에 임대료 부과를 하면서 사전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시설을 ‘일반재산’으로 분류해야 함에도 ‘행정재산’으로 분류했다.
결국 임대료 납부 책임이 있는 업체가 오히려 태백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도 코미디 같은 이야기지만 행정적인 하자로 오히려 태백시가 패소했다는 사실도 미스터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은 지난해 정부로부터 ‘도시재생 우수사례’로 선정돼 광해광업공단이 표창을 받았다는 사실에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태백시의 또 다른 도시재생 사업으로 추진된 ‘태백 작은영화관’ 역시 운영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다.
2024년 5월 11일 개관한 이 영화관은 1관 76석, 2관 40석 규모로 조성됐지만, 영사기사 채용 실패로 인해 현재 주말과 공휴일에만 상영이 가능하다.
주 4일간은 문을 닫고 있어 시민들은 평일에 영화를 볼 수조차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개관 당시 태백시장이 무료 팝콘과 음료를 제공하며 선거법 위반(기부행위) 논란에 휘말려 고발되면서, 영화관은 ‘문화공간’보다 ‘정치적 논란의 중심’으로 기억되고 있다.
장성복합커뮤니티센터 1층에 조성된 4레인 규모의 실내수영장은 수심이 1.5m에 달해 안전성 문제가 지적된 데다, 수영강사조차 채용하지 못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2025년 1월1일부터 수영장은 완전히 폐쇄됐고 최근 4000만원을 들여 태백시는 수심을 높이는 공사를 하고 있다.
시의원 A씨는 “실내수영장 평균 수심(1.3m)을 무시하고 깊은 수심 때문에 공사비가 추가로 투입되어 혈세낭비에 개장 지연으로 시민불편이 가중된다”며 “안전과 편의는 외면한 전시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탄탄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커뮤니티센터, 영화관, 수영장, 스마트팜 등 총 380억 원 규모로 추진됐지만, 현재 실질적인 운영성과는 미미하다.
수영장은 폐쇄, 영화관은 주말 전용, 스마트팜은 임대료 미납과 매출 부진이라는 삼중고에 빠져 있다.
사회단체장 B씨는 “도시재생사업이 기대와 달리 실효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사업들로 세금만 축내고 있다”며 “지속 가능성과 전문성 없는 무리한 사업 추진이 부실 행정을 만든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태백시 관계자는 “도시재생 사업은 민선 7기부터 추진해온 사업들로 시민들의 삶을 바꾸는 사업”이라며 “스마트팜 사업장의 임대료 징수에 적극 나서고 있고 작은영화관과 수영장도 하반기부터 정상 운영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방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