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력·신속한 대응에 3억3천만원 피해 예방
경찰, 광주은행 임직원 2명에 감사장 수여해
검찰 수사관 사칭에 카드 오배송을 빌미로 원격조정 앱을 설치해 고객 돈을 가로채려고 했던 보이스피싱 일당이 은행 임직원의 판단력과 신속한 대응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발각됐다.
광주은행은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를 사전에 차단한 공로로 광주 송정지점과 서울 여의도지점 직원이 각각 광주 광산경찰서와 서울 영등포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카드오배송 빌미 원격조정 앱 설치 후 대출 유도
광주 송정지점 가계대출 담당 직원은 담보대출을 신청한 고객이 상담 중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 모습을 수상히 여겨 대출 자금의 사용 목적을 재차 확인했다.
해당 고객은 대출 심사 과정에서 타행 대출이 연달아 실행된 정황이 드러나자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고객의 휴대전화에서 원격조종 앱이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최근 유행하는 수법으로 '카드 배송 오류' 등을 빌미로 링크를 전송해 앱 설치를 유도한다.
문제의 앱은 통화를 가로채고 휴대전화를 원격 조작 상태로 만든다. 이 때문에 고객은 경찰이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도 사기범에게 연결되는 상황이었다.
당시 피싱범 일당에게 속은 고객은 이미 다른 은행에서 대출받은 수천만원을 사기범에게 전달한 상태였다. 하지만 광주은행 직원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약 2억5000만원 가량의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검찰 수사관 사칭 '약식 수사 핑계로 대출 유도'
서울 여의도지점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비대면으로 대출을 실행한 후 OTP 재발급과 이체 한도 증액을 요청한 고객의 불안정한 태도에 은행 창구 직원이 이상 징후를 민감하게 포착했다.
즉시 지급을 중단하고 경찰에 신고한 결과 '명의도용 혐의로 약식 수사를 받기 위해 대출이 필요하다'는 말에 속아 검찰 수사관을 사칭한 사기범에게 돈을 이체하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기범들은 불법 자금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며 피해자에게 대출을 유도하고 '비밀 수사 중'이라는 명목으로 특정 숙소에 머무르게 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등 최근 유행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광주은행 직원의 침착한 상황 판단 덕분에 약 7900만원 규모의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광주은행은 '24시간x365일 모니터링 체계' 가동을 통해 평일 저녁과 주말에도 이상 금융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신속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약 39억원, 올해 5월까지는 약 19억원 규모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범죄로부터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