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안전관리 '심각'…코로나 대거 확진에 공장화재까지 잇따라

새해 벽두 대형 화재로 지역 큰 소동…지난해 130명 코로나19 확진도 발생
시민들 "두통 등 피해 상당…귀뚜라미측 안전경영, 사회적 책임에 제 역할 해야"

충남 아산의 귀뚜라미 보일러 공장이 새해 첫날 대형 화재로 지역에 상당한 피해와 혼란을 야기하면서 안전관리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 곳은 지난해 직원과 가족 등 13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충청남도소방본부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3일 오전부터 귀뚜라미보일러 아산공장에서 발생한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1차 합동 감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7시 48분께 아산시 탕정면 귀뚜라미 보일러 공장에서 불이 나 철골조 건물 2개 동 4만9300㎡를 태워 생산설비 설비와 보일러·에어컨 완제품, 태양광 설비 등이 소실돼 소방서 추산 85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불은 인력 500여 명과 소방헬기 4대 등 장비 50여 대가 투입되고도 발생 11시간 만인 1일 오후 7시 9분께 화재 진화가 완료됐다.

새해 첫날 공장에서 시뻘건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오전에 119 신고 수백 건이 빗발쳤다.

파란 하늘에 치솟은 검은 연기는 불이 난 공장과 인접한 천안시 불당동 일원뿐만 아니라 신방동·두정동·성환읍 등 천안시 전 지역과 아산, 경기도에서도 목격됐다.

당시 불길과 함께 뿜어져 나온 검은 연기가 공장 일대 하늘을 뒤덮으면서 주민들이 역한 냄새와 연기로 고통을 호소하며 대피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화재 발생에 따른 메스꺼운 냄새가 3일까지 집 안까지 계속 들어와 두통 증세가 심각하다”며 "귀뚜라미 같은 이름 있는 회사가 공장내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새해 벽두부터 대형 화재가 발생케 한 게 어처구니가 없다. 애꿎은 주민들 피해가 너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곳에서는 지난 2007년 12월 냉각탑 철거과정에서도 불이나 인근 주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앞서 귀뚜라미 보일러 아산공장에서는 지난해 2월 천안과 아산지역에서 직원, 가족 등 n차 감염이 이어지며 13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당시 충남도는 귀뚜라미 보일러 아산공장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과 관련해, 600명 넘는 직원들이 한 곳에서 이뤄진 식사 등 밀집·밀폐·밀접 이른바 '3밀 환경'을 감염 원인으로 추정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당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한 동(건물)에서 600명 넘는 직원이 수차례 나눠 식사하고 식당에 비말 차단기가 설치돼 있어도 좌우를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봤을 때 식사 중 대화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업장이 대형 컨테이너 방식이고, 공동 탈의실과 목욕장의 환기가 원만하지 않아 밀집·밀폐·밀접 이른바 '3밀 환경'도 감염 원인으로 추정한다"며 공장의 안전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강력 제기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이처럼 아산공장이 대규모 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에 선제적으로 철저히 대응치 못하면서 지역에 적지 않은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귀뚜라미가 직원들의 안전과 사업장 관리에 대해 너무 소홀하고 무책임한 것 아닌가"라며 "규모가 있는 유명 기업으로서 안전 경영과 사회적 책임에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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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