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병식, 화성-17형·극초음속·SLBM 추가 발사 예고편

화성-17형 등 미완성 무기 대거 등장시켜
각종 신형 대전차 무기 눈길…韓 전차 경계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기념 열병식 장면을 26일 공개하며 각종 신무기를 과시했다. 다만 이 신무기들은 실전 배치가 되지 않은 것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열병식은 향후 추가 시험 발사의 예고편 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TV가 녹화 방송에서 마지막을 장식한 무기는 화성-17형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이었다. 북한이 자랑하는 최강 무기답게 화성-17형은 가장 주목을 많이 받았고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화성-17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군은 이를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열병식 후 추가 시험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화성-17형은 이미 개발 단계에서 10여기 이상을 제작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여러 기를 제작하는 것이 단가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단계에서 재진입 기술도 검증하지 못하고 MIRV(다탄두 독립목표 재돌입체) 검증도 못했으며 이미 한 차례 공중 폭발한 상태에서 실전배치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 어떤 방식이든 또 다시 시험 발사를 시도할 것"이라고 짚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 극초음속 활공체인 화성-8형을 등장시켰다. 화성-8형은 지난해 9월 발사된 무기로 이 역시 개발 단계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장영근 교수는 "쐐기(Wedge) 형상의 HGV(극초음속 활공체)를 장착한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며 "앞으로 쐐기 형태의 HGV도 시험 발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극초음속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극초음속에서 가오리형은 방열 소재(재진입 방열과 다름)를 별도로 잘 개발해야 하고 컨트롤도 어렵다"며 "그게 안 되면 속도가 줄고 기동도 둔탁해진다"고 지적했다.


이번 열병식을 통해 처음 등장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이 눈길을 끌었다. 신형 SLBM은 길이가 약 12m로 기존 북극성-5형 SLBM보다 1~1.5m 길다. 장영근 교수는 "북극성-5형과 신형 SLBM의 추진제 1단과 2단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왜 페어링 상단의 길이를 확장했는지 의문"이라며 "이 정도의 SLBM 모터로 MIRV를 위한 PBV(후추진체)를 고려하는 것은 타당성이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SLBM 개발 활동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장영근 교수는 "북극성-4형, 5형, 그리고 신형 SLBM은 현재 건조 중인 잠수함에 장착하도록 지속적으로 설계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열병식에서 보여준 SLBM은 실제 모델이 아니고 모형일 개연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 밖에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각종 신형 대전차 무기를 공개했다. 군 장병이 직접 운용하는 대전차 무기부터 차량에서 발사하는 대전차 무기까지 다양한 형태가 공개됐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대전차 미사일 변종 같은데 스파이크(SPIKE) NLOS나 LR 같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미제 AT-4와 유사한 신형 대전차 미사일이 있었다. 소형 트럭에 측면 발사형으로 8연장 장착하기도 했다"며 "측면으로 배치한 것은 마치 우리 해병대의 스파이크-NLOS 차량을 흉내 낸 것 같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된 북한판 스파이크-NLOS 또는 북한판 헬파이어를 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 운용 차량이 선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북한이 대전차 무기를 공개한 것은 한국군의 전차 전력을 경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욱 위원은 "그만큼 우리 전차와 장갑차를 두려워한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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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