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혐오 활동 자제 요청에…'개딸' 논란 잦아들까

李, SNS에 "모욕 언사·문자폭탄 억압적"
친명계도 "옳지 않은 표현"…잇딴 글
친문에선…"강성·팬덤, 당 차원 대처를"
개딸 공격 당한 홍영표, 배후론 제기

 이재명 의원이 이른바 이 의원 강성 지지자인 '개딸'을 향해 비호감 지지 활동 자제를 촉구하면서 개딸 논란이 잦아들지 주목된다. 개딸에게 공격을 당한 홍영표 의원이 여전히 배후론을 제기하고 있는데다 친명계 일부는 문자폭탄을 옹호하고 있어 '개딸'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홍영표 의원 지역사무실 비난 대자보 및 반이재명계 대상 문자폭탄 등 과격 행동을 벌였던 개딸이 당 안팎의 우려에 홍 의원에 사과했다. 일단 이 의원의 자제 촉구가 통하는 모양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층의 당내 의원들 압박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비호감 지지 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됨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할 것"이라며 "모멸감을 주고 의사 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 깨어있는 동료 여러분과 함께 긍정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전했다.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달아 글을 올려 내부 공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영표 의원 사무실에 대자보가 붙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이재명 의원을 사랑하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지지자께 한없이 감사한 마음뿐이지만, 이것은 올바르지 않은 지지의 표현"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거나 공격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우리 지지자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전날에도 대자보를 붙인 지지자가 사무실을 찾아 사과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지역 보좌관과 1시간 이상 여러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하니까 그 진심이 전해졌을 것"이라고 적었다.

선거 패인을 놓고 '책임론'에 대한 내분이 계파 갈등으로까지 비치는 상황에서, 당내 불협화음을 잠재우는 동시에 자신이 일부 지지층에 국한되는 인상을 보여선 안 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친문 핵심인 홍 의원은 팬덤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며 날을 세웠다. 홍 의원은 개딸의 공격의 배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전날 YTN 라디오에서 "(조직적 배후가 있다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있다"며 "비공개 의원총회 발언이 강성 지지자들한테 전달되고 그것 때문에 의원들이 공격받고, (지지자들이) 정말 입에 담을 수 없는 공격들을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강성 지지자들이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인신공격·협박을 하고 있다고 짚으며, 당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할 시기라고 피력했다.

팬덤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당 원로의 지적도 나온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사실 이번에 보궐선거부터 세 번 연거푸 진 것도 저런 강성 팬덤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고 본다"며 "자산일 수는 있지만 거기에 끌려다녀서는 망하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친명계에서는 문자 폭탄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민석 의원은 "당 일각에서 패배 원인으로 팬덤과 문자에 대해 성토한다. 그것이 쇄신이라고 말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문계로 꼽히는 한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단순한 자제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의 민주주의를 고사시키는 사당화와 반민주적인 정당을 만드는 길이라는 것에 대해 명확히 지적해줘야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나와야 되는 것이고, 거기에 우려를 표명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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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