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할 준비 안 돼 있어"
"시장 경색…너무 빠른 전환,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유럽의회가 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종료하기로 결정하자 자동차 업계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내연기관 신차 판매 2035년 종료에 대한 법적 승인이 가까워짐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지난 8일 2035년 이후 내연기관으로 운행되는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온실가스 감축안을 승인했다.
이러한 조처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공급 업체들에게 새로운 압력으로 작용해 다수 자동차 업체들이 이미 내연기관에서 전기 자동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수백만개 일자리가 자동차 산업에 의존하는 가운데 임원들은 너무 빠른 조처는 자동차 부품 공급업자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세계 경제가 경색된 상황에서 너무 빠른 전환은 큰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독일 자동차 산업 협회장인 힐데가르드 뮐러는 유럽이 전기 자동차로 완전히 전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충전 인프라가 불충분하고 규제에 큰 차이가 있으며, 자동차와 배터리를 만드는데 필요한 원자재의 안전한 공급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이 결정은 유럽의 많은 지역에 충분한 충전 인프라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며 "따라서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는 계속되는 반도체 부족, 연료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의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자 협회(ACEA)에 따르면 최근 4개월 동안 EU의 신차 판매량은 290만대로 1년 전에 비해 14.4% 감소했다.
다만 전기차 신차 판매는 전체 신차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ACEA 자료를 살펴보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같은 전기 충전식 차량의 판매량은 올해 첫 3개월 동안 EU의 전체 신차 판매량의 19%를 차지했다.
반면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의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1분기 동안 판매된 신차의 52.8%까지 하락했다고 ACEA는 밝혔다. 시장의 나머지 부분은 천연가스와 다른 연료 자원으로 구동되는 자동차가 차지했다.
전기차에 대한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업계 지도자들은 미래가 여전히 불확실하며 EU가 충전 인프라 건설과 원자재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한다.
업계에서는 최소한의 검토 기간이 있어야 하며 전기차 시장과 인프라가 기존 차량에 대한 금지를 위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이를 바꿀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ACEA 회장이자 BMW AG의 최고경영자(CEO) 올리버 집세는 "세계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동하고 있는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이 10년을 넘어서는 어떠한 장기적인 규제도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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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