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예람 중사 유족, 특검 첫 면담…7시간 참고인 조사도

故 이예람 중사 사건 부실수사 등 의혹 규명
유족 측, 특검과 20분간 면담 뒤 참고인 조사
국방수 수사 및 사건처리에서 문제점 등 지적
전익수 녹취록 조작 관련해선 "드릴 말씀 없어"

고(故) 이예람 중사의 유가족이 '이 중사 사망사건 부실수사' 의혹 규명을 위한 안미영 특별검사팀과 처음 만났다. 특검팀은 짧은 면담 뒤 유족을 상대로 장시간 참고인 조사도 진행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중사의 부모, 법률대리인 강석민 변호사는 전날 오후 2시45분께 서울 서대문구 특검 사무실에서 안 특검 등 수사팀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중사의 부친 이주완씨는 면담 과정에서 이 중사가 군 내에서 지속적으로 겪은 심리적 압박과 고통, 다른 부대로의 전출 과정에서 나타난 공군의 업무처리 태만, 국방부 수사 및 사건처리 과정에서의 각종 문제점 등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특검과 특검보 등 수사팀 관계자들은 이날 약 20분간의 짧은 면담을 마친 뒤 조서 형태로 기록을 남기는 등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특검팀은 이 중사의 부친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려했으나 모친의 요청으로 부모 모두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진행됐다. 다만 건강 상태를 고려해 모친은 약 40여분간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9시42분께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유족 측 강 변호사는 "수사에 관한 여러 부실·은폐 및 가해자 불구속 관련 부분과 합의 종용, 2차 가해 부분을 개괄적으로 말씀드렸다"며 "기소가 안 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왜 처벌 받아야 되는지 유족 입장에서 특검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의 수사 무마 정황이 담긴 녹취록 조작 논란과 관련해선 "유족 측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 군인권센터에서 정리할 문제"라면서도 "특검 쪽에는 빨리 진상규명이 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또 이 중사가 생전 근무했던 공군 관계자들의 조사 계획에 대해 "특검이 지금 스케줄을 짤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확보한 많은 자료나 기록을 짚어보고 유족 측이 가진 것도 드려야하는 그런 단계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중사는 지난해 5월22일 20전투비행단 영내 관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방부는 이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모 중사 등 25명을 입건하고 15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수사 관계자와 군 지휘부는 제외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군과 독립된 조직에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고, 국회는 지난 4월 이 중사 사건 특검법을 가결했다.

특검의 수사 범위는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된 공군 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유발행위, 사건의 은폐·무마·회유 등 관련자의 직무유기 의혹 등이다.

수사팀은 안 특검과 유병두·이태승·손영은 특검보가 이끌며, 손찬오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장검사가 수사팀장으로 참여했다. 검사 10명, 특별수사관 40명 및 파견 공무원 30명 등 규모의 특검은 70일간 수사를 진행한다.

필요한 경우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30일간 더 수사할 수 있으며, 사건 관계인을 기소하면 재판은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법원에서 이뤄진다.

특검은 지난 7일 현판식을 진행했으며 국방부, 국가인권위원회, 유족 측 법률대리인 등으로부터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해 확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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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