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 컨테이너에 갇혀 있어" 부산 제분업계도 '초비상'

화물연대 파업 8일째 일파만파…중소 제분업계도 주름살
"냉면 막국수에 넣을 감자·고구마 전분 받지 못해 생산 차질"
"밀가루 제 때 공급 못 해 수입 업체로부터 손해배상 당할 우려도"
밀가루 화물차량 구하지 못 해 평소보다 운송가격 2배 주며 배송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8일째인 14일 부산의 중소 규모의 제분업계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밀가루나 냉면 가루 등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들이 항만 내 컨테이너 안에 갇혀 있어 자칫 거래업체에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곡물제분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14일 "냉면이나 막국수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가루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해외에서 수입되는 감자 전분이나 고구마 전분을 받아와야 하는데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 넘게 진행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중소 제분업계 특성상 보유하고 있는 창고 크기가 작아 수입 원료를 쌓아 놓을 수 없다. 적정량을 원료를 확보하고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이를 꾸준히 수입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항만에 쌓인 원료들을 들여오지 못하니 식당과 거래하는 제분 업체들이 제때 제품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파업이 끝나길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부산 소재의 한 제분 공장의 관계자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밀가루 수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평소 일주일에 컨테이너를 실은 차량 5~6대가 공장과 선박을 오가며 밀가루를 해외로 수출해왔는데, 지금은 일주일 동안 공장에 온 차량이 1대에 불과하다"라면서 "밀가루를 제때 수출하지 못하면 이를 수입하는 업체가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국내 배송의 경우에도 운수업체를 통해 공장에서 생산한 밀가루를 전국 각지로 보내야 하는데, 화물 차량을 구하기 힘들어 평소보다 2배의 운송가격을 제시해야 배송을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항의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은 오전 10시 기준 79.4%(59만2335TEU 중 47만198TEU)를 기록, 전날 동시간대(59만2335TEU 중 46만8382TEU)와 비교해 0.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월 평균인 70%보다도 9.4%포인트 높은 수치다.

부산항 컨테이너 일일 반출입량(13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은 1만6277TEU(반입 8106TEU 반출 8171TEU)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평균 일일 반출입량인 3만349TEU(반입 1만3961TEU, 반출 1만6388TEU) 대비 53.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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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