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文시대 기관장과 불편한 동거…野 "전현희 '물러나' 전화 받아"

文정부 때 임명한 기관장에 '국무회의 오지 마' 통보
전현희 "권익위, 임기·독립성 보장돼" 불쾌감 드러내
대통령실 "당연 참석 대상자 아냐…관례 따른 것"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사퇴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윤석열 정부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게는 물러나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며 (연락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 공공기관장들과 상당히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는 중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발탁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4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된 국무회의에 "참석대상이 아니다"는 취지를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아직 후임이 결정되지 않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14일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 정부에서 새롭게 임명된 부위원장이 국무회의에 들어갔다. 조 위원장과 고 위원장의 경우 윤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사의를 밝힌 상태다.

방통위는 대통령 소속, 공정위·권익위·금융위는 총리소속의 중앙행정기관이다. 4개 기관의 위원장은 모두 장관급이긴 하나 국무위원은 아니다.

다만 국무회의는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중요 직위에 있는 공무원을 배석하게 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4개 기관의 위원장은 관례적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해 왔다.


◆전현희 "임기, 법으로 보장됐는데 압박"…대통령실 "국무회의 당연 참석자 아냐"

전현희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6월 말까지, 한상혁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이다. 두 사람 모두 임기가 1년 여가 남아 있다. 이 가운데 나온 국무회의 불참 통보를 놓고 "사실상 윤석열 정부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 위원장은 특히 이번 통보에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 위원장은 뉴시스에 입장문을 보내 "권익위는 각 부처가 매주 국무회의에 제출하는 모든 법령의 '부패영향평가'를 매주 시행하고 개선 권고를 하는 부처"라며 "국무회의에 제출되는 법령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꼭 참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직무의 특성상 부패방지권익위법상 임기와 독립성이 보장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같은 논란에 "권익위원장과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고, 당연 참석 대상도 아니다"며 "(관례에 따라 봤을 때도) 현안이 있을 때 참석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이번 불참 통보가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이들에 대한 사퇴 압박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원칙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도 '자진 사퇴' 압박

이들 위원장의 업무 의지와 상관없이 여권에서도 이들을 향한 '자진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 "자진해서 물러나는 게 관례상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 개정으로 해결하는 게 최선을 방법"이라고도 덧붙였다.

대통령 임기에 맞춰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괄 조정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실제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는 때에 공공기관장의 임기 또한 만료된 것으로 간주하고, 기관장의 임기 및 연임 기간을 각각 2년 6개월로 해 대통령의 임기인 5년과 일치시킨다"는 내용의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러나 국회 원(院)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임 정부 기관장에 대한 '법적' 대응은 한동안 불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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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