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활개치는 장마철…호흡기·피부질환 주의보

장마철 고온다습해 곰팡이 기승 최적의 시기
천식·아토피·비염·알레르기 등 유발할 수 있어
집안 습기제거하고 자주 환기시키는 게 중요

온도와 습도가 높은 장마철 기승을 부리는 곰팡이는 각종 호흡기·피부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일찍 시작될 전망이다. 예년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는 제주도가 19일, 남부지방은 23일, 서울 등 중부지방은 25일이다.

곰팡이는 기온 25~30℃, 상대습도 60~80%에서 가장 잘 생긴다. 장마철은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최적인 시기인 셈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곰팡이는 알레르겐, 베타글루칸 등 독성 성분이 포함돼 있어 호흡기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곰팡이균이 호흡기나 식도 등에 들어가면 천식을 비롯해 아토피피부염, 비염, 알레르기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유영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곰팡이가 호흡기 내로 들어가면 기도상피세포 내에서 발아와 증식을 하게되고, 환자면역체계의 방어기전을 과도하게 촉진시켜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면서 "하부기도까지 깊이 침투해 기도에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곰팡이는 피부 질환도 일으킬 수 있다. 무좀의 원인균인 백선균은 곰팡이의 일종이다. 피부의 각질층에 함유돼 있는 단백질인 게라틴을 양분으로 삼아 성장하고 번식한다. 이 균이 묻어있는 상태에서 발을 씻지 않으면 무좀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축축하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발바닥,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에 생길 수도 있다. 아빠의 발 무좀이 아이의 얼굴로 옮겨가 번질 수도 있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의 경우 곰팡이로 인해 신체의 중요 기관에 문제가 생길 위험도 있다.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나 스테로이드제 복용자,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에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면서 "곰팡이 감염이 몸 전체로 퍼지면 심장과 뇌 등에 문제가 생겨 심내막염, 뇌수막염, 신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곰팡이로 유발되는 각종 질환을 예방하려면 집안 곳곳의 습기를 제거하고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비가 오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어 습기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 하루 두 번 이상 집 안 창문 등을 열어 환기하고, 3~4일에 한 번 정도 난방을 하는 것도 습기 제거에 효과적이다. 청소를 자주 해 곰팡이의 먹이가 될 수 있는 먼지를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주방의 도마, 식기 등은 햇빛으로 소독하는 것이 좋다. 주방의 실리콘 이음새에 생긴 곰팡이는 락스나 곰팡이 제거제를 분무기에 넣고 실리콘 부분에 뿌린 후 휴지를 붙여 하루 동안 뒀다가 떼어내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화장실에 생긴 곰팡이의 경우 전용 살균제나 표백제를 사용해 제거해야 한다. 표백제를 사용하는 경우 위험한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암모니아가 들어있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창문과 문을 열어 환기에 신경 써야 한다. 화장실 타일에 생긴 곰팡이를 제거하려면 물과 락스를 희석해 뿌린 후 10분 뒤 물로 닦아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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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