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자택 '보복집회' 나흘째, 주민들 불편 호소…진정서 제출 예정

文사저 악성 집회 논란에 맞불성격 집회
일부 주민들, 집회 소음으로 불편함 호소
아파트 단지 앞 현수막도…"수험생 공부중"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서울 서초구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앞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보복 집회'를 나흘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인근 주민들은 소음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거주하는 아파트 주민들은 관련 내용의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서울의소리'는 17일 오전 윤 대통령의 자택인 서초 아크로비스타 맞은편 서울회생법원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5명의 참가자들이 방송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해 영상을 틀고 집회를 시작했다. '패륜집회 비호, 윤석열은 사과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채였다.

경찰이 현장에 배치돼 소음 기준을 설정 및 측정하고 이를 넘길 때마다 유지 명령을 내리고 있다. 집회 장소 앞이 아파트, 오피스텔 등 거주지인 만큼 주민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현장을 관리한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최근 며칠간 이어지는 집회 소음으로 일상에 지장이 생겼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는 60대 초반의 김모씨는 "집회 장소와는 거리가 먼 세대에 살고 있긴 하지만 집회 소음이 저녁 9시정도까지 이어져 신경이 쓰이더라"며 "아직 에어컨 틀 정도로 덥지는 않아 창문을 열어놓으려고 해도 소음이 들어와 닫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정모씨는 "이젠 집에 있어도 집회 소리가 신경에 거슬려 외출을 지금보다 자주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우리가 양산 앞에서 시위를 한 것도 아닌데 저들은 왜 이쪽에 와서 큰 소리를 내는지 잘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했다.

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불만도 높은 상태다. 자녀들이 집에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집회 소음으로 인해 방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집회 장소 맞은 편 아크로비스타 단지 앞에는 "조용한 시위를 부탁드립니다!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집회 소음으로 아기가 잠을 못 자고 울고 있습니다" 등 문구가 인쇄된 현수막이 걸려기도 했다.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주민은 "아이들 방이 집회 장소 건너주말 같은 경우엔 집에서 공부를 해서 이때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 말했다.


결국 주민들은 아파트 차원에서 대응을 논의 중이다.

집회 소음으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진정서를 주민에게 제출 받아 조만간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날 오전부터 이틀간 200명 가량의 주민들이 진정서에 서명했다.

다만 집회 이후 아직까지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주민 김모(34)씨는 "낮엔 주로 밖에 있어서 아직까지 집회로 불편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이중창을 설치해서 그런지 집회 소음으로 일상 생활이 지장이 생기거나 큰 불편함은 없었다"고 했다.

한편, 서울의소리는 지난 14일 윤 대통령 자택 앞 첫 집회를 열었다. 신고서 상 개최 일시는 내달 7일까지며 24시간 집회를 위해 집 방송차량 1대와 연성차량 2대, 스피커 8개와 대형 앰프 2개 등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양산 사저 앞 시위가 중단될 때가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문 전 대통령이 지내고 있는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은 확성기 욕설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복된 악의적 표현으로 개인의 인격권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행위 등을 할 수 없도록 집시법 개정안도 발의한 상태다. 문 전 대통령은 관련 보수단체 회원들을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서 취재진을 만나 자택 앞 집회에 대해 "법에 따른 국민의 권리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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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