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필관리사 "조교사협회 근로계약 해지 취소하라"

17일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 고용안정 촉구
"지난 10일 진행된 2경주는 명백한 부정경마"

한국마사회 소속 제주경마공원에서 일하는 마필관리사협회가 조교사협회의 근로계약 해지 취소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주경마공원지부 소속 마필관리사들은 17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말관리사의 집단고용으로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



현재 마필관리사는 2018년 3월 농림축산식품부의 승인을 얻어 부산경마공원과 제주경마공원 조교사협회 소속으로 집단고용돼 있다.

이는 경마장별로 조교사 협회를 설립해 말관리사의 집단고용을 통한 고용안정을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지난 7일 제주경마공원 조교사 협회는 말관리사들에게 근로계약 해지 내용을 담은 우편물을 각 조합원에게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조교사 협회의 근로계약 해지 통보는 임금삭감과 근로조건 저하, 노동조합 말살, 단체협약 폐지를 위해 집단 고용돼 있는 협회를 해산하고 조교사별 고용체제를 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고통분담 상생경마를 핑계로 임금삭감을 강요받았다"며 "정상적인 업무를 계속해왔지만, 사용주인 조교사협회는 단축 근로를 실시하지 않고도 정부 고용유지 지원금을 부정수급했다"고 했다.

노조는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잘 알고 있는 마사회는 중재에 나서지 않고 오히려 외부인력충원 고용승인으로 노사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지난 10일 제주경마장에서 발생한 초유의 경마사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조는 "6월10일 금요일 2경주에서 말이 바뀐 경주는 한국마사회 100년 경마 역사에서 명백히 부정경마이며, 불성립 경주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근 한국마사회는 세계 경마사에도 유례를 찾기 힘든 '출전마 오류' 경주 사태로 가뜩이나 사행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경마 경기에 대한 신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번 마필 자리에 다른 말이 출전해 경기를 마쳤지만, 마사회는 고객 항의를 받은 다음날에서야 이 같은 사실을 알아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 내부에서도 해당 경주를 불성립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사회는 '경마의 신뢰 하락'이라는 역대급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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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