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각료선언문 채택…식량안보 합의·수산보조금 협상 타결

5년 만에 열린 '제12차 WTO 각료회의' 폐막
팬데믹 대응·개도국 백신 지재권 관련 합의
韓, 미국·EU 등과 우크라이나 연대·지지 표명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이 식량안보를 위해 농식품의 불필요한 수출 제한 조치를 자제하는데 합의했다. 지난 21년간 이어진 수산보조금 협상도 타결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6일간 개최된 '제12차 WTO 각료회의'(MC-12)가 폐막됐다고 밝혔다.

WTO 각료회의는 WTO 회원국 통상장관이 모두 참석하는 WTO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2년마다 개최되지만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5년 만에 개최됐다.

이번 회의는 당초 15일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회원국들이 성과 도출을 위해 논의를 지속하며 이틀 늦게 폐막됐다.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총 7개의 의제별 각료선언과 각료결정이 채택됐다. MC-12 각료선언은 WTO 전 회원국의 의견 합치에 따라 채택되는 최종 결과 문서다.

의제별로 보면 회의에서는 ▲팬데믹 대응 관련 각료선언 ▲코로나 백신 지식재산권 관련 각료결정 ▲식량위기 대응 관련 각료선언 ▲WFP 제안서 관련 각료결정 ▲수산보조금 협상(각료결정) ▲전자적 전송물 모라토리움(각료결정) ▲위생검역 협정(SPS) 관련 각료선언 등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회원국은 우선 코로나19와 향후 미래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에 대한 WTO 차원의 대응 방안 마련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의료물품 관련 수출 제한 자제, 투명성 강화, 무역 원활화 등 WTO 내 정책수단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개도국들이 백신관련 특허에 대해 기존 WTO 지식재산권협정(TRIPs)보다 완화된 요건으로 백신 등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우리나라는 개도국이 아니라 제외되며 개도국 중에서 수출 역량이 큰 중국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식량안보 각료선언에서는 농산물 교역 원활화와 전 세계 농식품 시스템 회복력을 위한 불필요한 수출 제한·금지 조치 자제, 식량안보를 위한 각국의 긴급 조치가 무역을 왜곡하지 않는 방식으로 투명하게 시행되도록 할 것을 약속했다.

우리나라도 전 세계 식량안보를 위해 식량 공급망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 노력하고, 식량 상황이 취약한 국가에 대한 원조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논의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 21년간 이어진 수산보조금 협상도 타결됐다. 수산보조급 협정상 금지되는 보조금은 불법 어업(IUU), 남획된 어종 어획에 대한 보조금이다.

다만 면세유, 원양보조금, 개도국특혜 등은 이견을 좁히지 못해 반영되지 못했다. 협정 발효 후 4년 내에 쟁점에 합의하지 못하면 동 협정은 실효되는 것으로 합의했다.

정부는 이번 협정 타결이 우리 수산보조금에는 직접적 영향이 미미하다면서도 합의되지 못한 쟁점을 협정 발효 후 4년 내에 협의하기로 했으므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전자적 전송물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관행(모라토리움)도 차기 각료회의까지 연장됐다. 이에 정부는 한류 콘텐츠 수출 등 디지털 제품 교역 환경을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부는 이번 각료회의에서 지난 제10차 각료회의 이후 7년 만에 식량 위기, 수산보조금, 팬데믹 대응 등 다자 차원의 성과물이 도출됐으며 이는 회원국들이 다자무역체제 복원 논의를 위해 결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라 원활한 회의 진행 여부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정치적 규탄과 현안 논의를 분리해 비교적 원활히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27개국, 영국 등 주요국과 별도 행사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한편 수석대표로 참석한 안덕근 본부장은 미국·중국·인도 등 주요국 장관과 면담을 갖고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자유무역협정(FTA) 등 양자·다자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또한 WTO 개혁 전문가들과 전반적인 개혁 방향에 대해 협의하고, 국제무역센터(ITC)가 주최하는 회의에 참석해 여성, 개도국 지원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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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