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또 발작…美 침체 우려 재점화

원·달러 환율 1288.0원 개장…2.4원↑
경기 침체 우려 속 상승 압력있지만
달러화 약세 등으로 상승폭은 제한
장중 1291.2원 급등했다가 1280원대
코스피, 1년 7개월 만에 2400선 붕괴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금융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직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1270원대까지 내려갔지만, 하루 만에 1290원까지 오르는 등 변동성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도 1년 7개월여 만에 2400선 아래로 내려갔고, 코스닥도 1년 8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도 연중 최고치를 모두 갈아치웠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85.6원)보다 1.7원 오른 1287.3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원 오른 1288.0원에 출발했다. 장중 1291.2원까지 뛰었다가 1280원대에 머물렀다.

앞서 환율은 지난 15일 미 FOMC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13년 만에 1290원대로 뛴 바 있다. 발표 당일 6거래일 만에 1276.5원까지 하락 전환했다가 다시 하루 만에 반등했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 속 위험 회피로 상승 압력이 있지만 달러화 약세 등으로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밤 사이 뉴욕 증시는 미 경제지표가 부진하자 FOMC 이후 상승분을 되돌리며 3대 지수 모두 큰 폭으로 내려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운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2% 하락한 2만9927.07에 마감했다.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핵심 지지선인 3만선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25% 내린 3666.7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8% 떨어진 1만646.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다.

다만 주요국 중앙은행 긴축 단행으로 인한 달러화 약세는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스위스 중앙은행과 영국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각 0.50%포인트,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서다. 이에 따라 달러가치는 내려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전장보다 1.24% 떨어진 103.635로 집계됐다.

미 국채 금리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날 뉴욕 채권 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2.93%포인트 떨어진 3.195%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3.43%포인트 빠진 3.0996%를 기록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미 경기둔화 우려가 외인 국내증시 이탈을 자극하고, 중국 코로나 이슈 역시 원화 약세를 자극해 제한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도 경기침체 우려로 0.4% 하락해 2440선에서 마감했다. 개장 초반 2400선을 밑돌았으나 점차 낙폭을 만회하며 거래를 마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라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에 미국 증시가 급락했고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2451.41)보다 10.48포인트(0.43%) 내린 2440.93에 장을 닫았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11월6일(2416.50) 이후 1년7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지수는 1.70% 내린 2409.72에 개장한 뒤 장 초반 2400선 아래로 하락했다. 장중 한때 2.24% 내린 2396.47까지 기록했으나 낙폭을 줄이며 2440선에서 거래를 종료했다.

지수가 24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11월4일(2357.32) 이후 1년7개월여 만이다. 장중 기준으로는 2020년 11월5일(2370.85) 이후 처음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약세 영향으로 2% 넘게 하락했으나 장중 중국의 소비촉진정책, 일본중앙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에 힘입어 낙폭을 줄였다"며 "미국 시간외 선물도 약 1% 반등해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02.15)보다 3.46포인트(0.43%) 하락한 798.69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020년 10월30일(792.65) 이후 1년8개월여만에 최저치다.

지수는 전일보다 1.77% 내린 787.97에 출발해 780.96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0월27일(766.96) 이후 장중 최저치다. 이후 코스닥은 낙폭을 점차 줄이며 마감했다.

국내 채권시장도 연중최고치를 모두 갈아치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이날 0.017%포인트 오른 3.745%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전장 대비 0.033%포인트 오른 3.761%를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치였던 전일(3.728%) 수치를 갈아치웠지만 일부는 되돌림했다.

5년물도 전장 대비 0.018%포인트 오른 3.855%로 거래를 마쳤다. 5년물 역시 연중 최고치였던 전일(3.837%) 수준을 넘어선 기록이다. 10년물도 마감가 3.795%로 전장보다 0.028%포인트 올랐다. 연중최고치였던 지난 15일(3.795%) 이후 2거래일 만이다.

20년물은 3.717%로 연중 최고치인 전일(3.688%)보다 0.029%포인트 뛰었다. 또 30년물은 3.570%로 연중 최고치인 전일(3.551%)보다 0.019%포인트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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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