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김진태 당선인 알펜시아·레고랜드 들추자 "해 보라"

"외자유치, 투자유치 얼마나 힘든가 알게 될 것"
도청 신축 부지 결정 재논의 반대 안 해
김진태 삼성 반도체 공장 원주 유치 공약 조언
"민주당과 협치 아주 단단히 해야 한다"
"하다보면 지금까지 왜 안 됐는가 알게 된다"

최문순(66·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는 김진태(57·국민의힘) 지사 당선인이 '알펜시아 매각'과 '레고랜드 유치'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점을 파헤치는 데 대해 "외자유치, 투자유치가 얼마나 힘든가를 알게 될 것"이라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최 지사는 29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강원도가 비대칭적 규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보다 제 경험으로 3배쯤 힘이 들 것"이라며 그간의 고충을 말하면서 레고랜드 같은 외자유치나 알펜시아 매각 같은 투자유치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 어려운 난제를 해결했는데 수고했다는 평가는커녕 연일 공격적 태도를 취하는 당선인과 인수위(새로운강원도준비위원회)의 태도에 섭섭한 감정도 드러냈다.

인수위는 최 지사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시간에 도청 브리핑룸에서 알펜시아 매각과 레고랜드 유치 과정의 문제점 및 대처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했다.

김기선 인수위원장은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는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과정에서 근거 없는 사실을 주장하거나 허위로 보고하며 도민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판단된다"고 했고, "강원도와 중도개발공사가 유치한 레고랜드 사업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전대미문의 불공정 계약으로 도민 혈세가 막대하게 투입됐음에도 수익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도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실관계를 정확히 규명하고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김진태 당선인에게 제시할 것"이라며 퇴임을 앞둔 최 지사를 압박했다.

이어 최 지사는 도청 신축 부지 캠프 페이지(옛 미군부대) 이전 계획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세간의 전망에 대해 "면밀히 잘 보는 것에 대해 나쁘지 않다"고 했다.

"청사 같은 것은 한번 결정해 놓으면 100년을 갈 사안이고 돈도 엄청나게 많이 든다"며 "재삼 면밀히 검토해서 최적의 위치를 찾아야 한다"고 신축 부지 재논의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

김진태 도정의 경제부지사는 정광열 삼성전자 부사장이 내정됐다.

김진태 당선인이 원주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이뤄내 보란듯이 실력자로 인정받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최 지사는 "실현 가능성이 있든 없든 진행은 해야겠죠. 그런 걸 하다보면 지금까지 왜 안 됐는가를 저절로 알게 되죠"라며 의욕이 앞선 김 당선인의 앞날을 예상하는 듯한 말을 했다.

그러면서도 조언은 아끼지 않았다.

최 지사는 "삼성 반도체 공장이 들어오면 다른 기업들이 들어오기 훨씬 수월하다"면서 강원도특별자치도가 열쇠라는 점을 강조하고 "김진태 당선인이 민주당과 협치를 아주 단단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협치가 잘 되면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는 상황도 될 수 있다"며 "아주 각별하게 특별자치도에 관한 협치를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거듭 당부했다.

김 당선인의 이미지가 태극기부대의 지지를 받던 극우 정치인이었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적이 많다는 점에서 협치 정치를 잘 하지 못할 것 같다는 평가에서 나온 조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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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주재기자 / 방윤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