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기업, 금리 인상 등 인플레 대책에 활동 급랭
JP모건 측 "필요 자금 조달 외에는 대부분 중단"
IPO 통한 상장도 미국 18개, 유럽 14개에 그쳐
올해 상반기 금융시장 전반에 불어닥친 폭풍으로기업의 자금 조달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데이터 제공업체 리피니티브 자료를 통해 전 세계 기업들이 올 상반기 신규 채권, 대출, 지분 등을 통해 4조9000억달러(약 6353조8300억원)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 6조6000억달러보다 25% 감소한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속적으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 등 공격적인 정책으로 긴축하면서 자본시장이 급격히 냉각됐다. 이에 은행가와 기업 재무담당자들이 신주 발행 및 채무발행을 경계한 탓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물론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봉쇄는 이러한 압력을 더 가중시켰고, 원자재 비축량을 압박하는 것은 물론 유가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자산운용사 인사이트인베스트먼트의 고정수익 최고투자책임자(CFO)인 알렉스 베루드는 올해 4~6월까지 3개월은 놀라울 만큼 좋지 않은 분기(Oh my God” quarter)였다고 했다.
베루드는 "1분기에 우리는 금리가 오르고 유럽에서의 전쟁이 분명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경우 모든 것이 공정하게 억제됐다"며 "아마도 지금과 같은 일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모든 것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금융 시장에 대한 충격은 지속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분기 16% 폭락해 전년대비 20% 이상의 손실을 남겼고, 미국 주가지수를 약세장 영역으로 밀어 넣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빠르고 올리고 있고, 투자자들은 금리가 올 연말까지 약 3.5%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금리로 한 해를 마감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은 금리를 올림으로써 수요를 억제하고, 그 결과 급격한 물가 인상을 줄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기업의 증자가 둔화됐다는 것은 연준의 노력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JP모건체이스의 글로벌 기업채 발행 책임자 케빈 폴리는 "우리는 1분기에 폭풍을 예상하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그 안에 있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신규 투자를 꺼렸고 은행가들과 기업 재무관계자들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금 조달을 제외한 모든 것을 대부분 중단했다고 말했다.
기업 상장부터 후속 주식매입, 전환사채, 특수목적취득차량 등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주식금융이 이달 말까지 전년대비 거의 70% 감소한 25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5년 이후 1년 중 가장 적은 액수다.
2분기 전통적인 IPO(기업 공개)를 통해 미국에 상장된 기업은 18개, 유럽은 14개에 불과하다. 미국 최대 부유층인 바슈롬에 대한 냉담한 반응은 약한 환경을 강조하고 다른 회사들이 이를 따르지 못하게 만들었다. 바슈롬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적은 돈을 모금했고, 주가는 공모가보다 5분의 1 이상 떨어졌다.
KKR의 주식자본시장 담당 로렌 한 이사는 "현재로서는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물음표가 너무 많다"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경기둔화가 진정될 것 같지 않다. 아무도 바닥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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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