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에 위치한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놓고 미 공군과 경찰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미 공군 측은 "한국 경찰과 공조를 하고 있다"라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미 공군으로부터 공조 수사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미 공군 측의 발언을 일축했다.

1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4일 오전 9시께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 정문으로 A씨(20대·여)가 뛰어나와 "성폭행을 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군무원이 이를 발견해 A씨를 미 헌병대에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 전날인 7월 23일 저녁 해당 부대 숙소로 간 것으로 파악됐다.

제8전투비행단 측 공보관은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며 "한국 경찰과 함께 조사를 하고 있다.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으면 이를 모두 한국 수사팀에 전달하고, 수사팀에게 답을 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북경찰청과 군산경찰서는 제8전투비행단으로부터 아무 것도 전달 받은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건 발생 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공조 수사 또한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이 사건을 처음 인지한 것은 미 공군의 연락이 아니라 지난달 30일 지역 언론사의 취재가 시작된 이후부터"라면서 "사건을 인지한 이후에도 공조 요청 등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외사계를 통해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피해자 측과 연락이 닿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부대 공보관이 경찰과 공조수사를 한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언론을 통해 사건을 인지한 만큼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