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 부국장, OECD 한국경제보고서 브리핑
"팬데믹 시기, 재정 여력으로 신속하게 대응"
고령화 따른 재정부담, 韓 경제 문제로 지적
"재정준칙, 한국의 재정비율 더욱 개선될 것"
"노인 빈곤율 높은 건 연금 급여액 낮기 때문"
"취약계층 고려하고 연금수급개시연령 상향"
고환율 질의에 "美 금리인상 단행 예상 때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을 지적하며,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재정준칙을 도입해 이를 준수할 필요가 있으며 종합적인 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최근 고환율 상황에 대해서 OECD는 미국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해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원화가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빈센트 코엔 OECD 경제검토국 부국장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 OECD 한국경제보고서' 브리핑을 열고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6월 전망 2.7%보다 0.1%p 상향 조정해 2.8%로 예측했다. 내년 전망은 기존보다 0.3%p 내려 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엔 부국장은 "한국은 전면적 봉쇄조치 없이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최소화했고, 마치 코로나가 없었던 듯이 거의 원래 페이스를 되찾았다"며 "이렇게 놀라운 성과가 가능했던 데는 한국의 유연하고 민첩한 정책이 뒷받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공공부채비율은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편이다"며 "그동안 재정건전성을 유지한 덕분에 팬데믹 시기에 재정 여력으로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재정부담 등을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꼽았다. 이대로 갈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비율이 2060년 140%를 넘어서 부채 안정화를 위해 GDP의 10%에 달하는 지출삭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재정준칙 도입과 준수가 중요하다고 했다. 코엔 부국장은 "한국 정부에서 경제보고서 발표도 전에 보고서에 나온 권고사항을 실행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재정준칙을 수립하고 잘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엔 부국장은 "이를 통해 한국의 재정비율이 더욱 개선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한국 정부에서는 재정건전성을 완만히 개선해 나갈 걸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높은 노인 빈곤율을 예로 들며 연금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OECD는 연금개혁 등 구조개혁 노력이 수반될 경우 GDP 대비 공공부채비율이 2060년에는 약 60%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엔 부국장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굉장히 놀라운 수치다. OECD 국가 중에 예외적으로 높은 수치로 보인다"며 "이는 연금 급여액이 상당히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금개혁 관련 취약계층을 고려하고,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계획보다 상향할 필요가 있다. 어느 시점에서는 기대수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조건을 잘 정비하고 조정해 연금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욘 파렐리우센 OECD 한국·스웨덴 데스크 헤드는 "한국의 재정 수지를 가장 많이 개선하는 요소는 퇴직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라며 "연금 급여액 관련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연금 급여액이 굉장히 낮은데 빈곤율을 낮추는데 효과를 거두려면 보다 선별적으로 지급할 필요가 있다"면서 "어떤 연금이든 노후소득을 적정 수준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고환율 상황의 원인을 묻는 질의에 코엔 부국장은 "엔화 대비 원화가 더 가파르게 약세를 보이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아직까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원화 가치가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코엔 부국장은 "원화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은 시장에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크게 단행할거라고 예상하고, 한국은행은 그 정도 폭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준은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2.25~2.50%에서 3.00~3.25%로 상승해 한국의 기준금리 2.50%를 크게 웃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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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