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아들 사흘간 방치·사망"…부모, 복지제도 안내에도 '무시'

사흘 동안 집에 홀로 방치돼 사망한 2살배기 아들의 부모가 행정당국의 복지 지원책을 안내받고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인천 미추홀구 등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A(20대·여)씨 부부는 2021년 초 관할 행정복지센터의 ‘복지 사각지대 일제조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복지 사각지대 일제조사는 국가나 지자체 등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복지사각지대 소외계층을 발굴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통상 공과금이나 통신비, 월세 등을 수차례 미납할 경우 명단에 포함된다. A씨 부부는 통신비를 미납하게 되면서 명단에 올라갔다.

하지만 A씨 부부는 복지제도 혜택 등을 안내하는 행정당국의 도움을 무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 초 주소지 관할인 숭의 1·3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A씨의 부부에게 복지와 관련된 안내문을 2차례 발송하고 유선 상담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 또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A씨의 가정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지만, 결국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안내문만을 두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21년 5월께 아들 B군을 출산한 A씨 부부는 지난달까지 아동수당 10만원과 양육수당 15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기초생활수급을 포함한 각종 급여 등 여러 복지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특히 A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남편과 다툰 뒤 B군과 단 둘이 생활하게 되면서 미추홀구 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했지만, 전입신고를 따로 하지 않아 행정당국의 관리망에서 사실상 벗어난 상태가 됐다.

A씨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월30일부터 이날까지 사흘 동안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들 B군을 혼자 집에 두고 외출하는 등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동안 A씨는 남편으로부터 5만원 남짓한 생활비를 받으며, 아이를 홀로 키워왔다. 또 수도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을 제때 수납하지 못할 만큼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일정한 직업을 갖지 않고, 택배 상하차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을 이어왔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