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치기' 직접 증거는 없다…구미 3세 여아 진실공방 계속되나

DNA 감정결과 숨진 여아…99.9999% 이상 확률로 석씨와 친자관계
"간접사실로는 임신·'2018년 3월' 출산과 깊은 관련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검찰 "판결문 확인 후 대법원 상고 여부 검토 예정"

 '구미 3세 여아 사건'의 진실공방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유전자 검사결과로는 숨진 여아의 친모가 외할머니였다는 사실이 수차례 밝혀졌지만 아이를 바꿔치기 했는지에 대해서는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단과 동일하게 몸무게 변화, 식별띠 분리, 신생아실 관리 상태 등 간접 증거와 여아의 이동 및 양육 관련 자료가 ‘부재’하다며 친모인 석씨가 여아를 약취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대구지법 제1형사항소부(부장판사 이상균)는 2일 미성년자약취 등 혐의로 기소된 석모(50·여)씨의 파기환송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미성년자약취 혐의는 무죄, 사체은닉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석씨는 2018년 3월 말~4월 초 구미의 산부인과에서 친딸 김모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혐의와 김씨의 주거지에서 여아시체를 발견한 후 이를 매장하기 위해 옷과 신발을 구입, 이불과 종이박스를 들고 갔으나 두려움 등으로 인해 이불을 시신에 덮어주고 종이박스를 시체 옆에 놓아둔 채 되돌아 나와 사체은닉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범행이 세간에 알려짐으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에게 크나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줬을 뿐만 아니라 전대미문의 비상식적 행각을 벌였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2심은 "3차례에 걸친 DNA 감정은 사실인정에 있어 상당한 구속력을 갖는 과학적 증거방법에 해당한다"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신생아의 체중이 출생 직후 급변하는 현상이 있다는 점 ▲아이의 출생 이후 열흘간 촬영된 사진에 대한 전문가의 판독 필요 ▲식별 띠의 분리 가능성 ▲석씨가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의 행적 등의 이유로 아이를 왜 바꿔치기 했는지 증명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은 "몸무게 변화, 식별띠 분리, 신생아실 등 관리 상태, 여아의 이동 및 양육 관련 자료 부재 등과 그 밖의 사정을 고려했을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약취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미성년자 약취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사체은닉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에 대해 검찰은 상고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파기환송심 판결문을 확인한 후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