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도 재택 당직 한다…소방청, 훈령 개정 추진

'당직 및 비상업무규칙 개정안' 15일까지 행정예고
행정직 재택 우선 도입…'임신·육아' 비상근무 면제
토·공휴일 당직 종료 땐 10일 이내 당직휴무 보장
기관장 자율 판단에 맡겨…근로환경 차이 불가피

 앞으로 소방공무원도 집에서 당직근무를 설 수 있게 된다. 임신했거나 8세 이하 자녀를 돌봐야 할 때는 당직·비상 근무 편성에서 제외된다.

소방청은 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방공무원 당직 및 비상업무규칙(훈령)'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오는 15일까지 각계 의견 수렴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 기준에 맞춰 당직근무를 하는 소방관의 휴식권 보장을 강화하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대한 당직·비상근무 면제 및 유예 혜택을 주는 게 골자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재택 당직을 신설해 집에서도 당직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그간 소방 업무 특성상 일반 공무원과 달리 근무 구역으로 출근하지 않는 재택 형태의 당직근무는 시행하지 않았다.

다만 재택 당직은 화재·구조·구급 현장대원이 아닌 행정직(내근)부터 우선 적용·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당직근무 종료 시각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인 경우 열흘 이내의 정상근무일 중 하루의 전부 또는 일부를 휴무하도록 했다.

현재 소방관의 당직은 토요일과 공휴일에 정상근무일의 근무시간에 준해 일하는 '일직'과 정상근무 또는 일직이 끝난 때부터 다음 날의 정상근무나 일직이 시작될 때까지 하는 '숙직' 및 당직근무자 중에서 주·야간으로 나눠 지정하는 '상황당직'으로 구분한다.

당직근무자에 대해서는 근무 종료시각이 속하는 날의 근무시간 전부 또는 일부를 쉬도록 하고 있지만 토요일이나 공휴일이 낀 경우 사실상 당직휴무는 쓸 수 없었다.

당직·비상근무를 면제 또는 유예해주는 대상도 확대된다.

임신했거나 출산 후 1년 이내인 여성 소방관은 당직·비상근무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8세 이하의 자녀 또는 장애인 자녀를 뒀거나 중증 장애를 가진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부득이하게 자녀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만 12세 이하 자녀를 양육 중인 한 부모 소방관과 부부소방관 중 1명의 당직근무를 면제해줬을 뿐이다.

전염의 우려가 있는 병에 걸린 소방관은 필요한 기간만큼 당직근무를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휴가·출장·교육·파견 중인 소방관은 비상근무에서 제외한다. 기관장의 연가중지 명령에 따라 휴가가 중지된 소방관은 예외다.

단, 당직·비상근무 면제·유예는 기관장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르도록 해 지역·관서별로 근로환경 차이가 발생할 여지가 상당하다.

소방청은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중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과 현장 부족인력 충원에 따라 당직·비상근무 기준을 마련해 근로조건을 개선하려는 취지"라면서 "각 지역·관서별 출동량이 달라 동일선상에서 훈령을 적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기관장의 판단 권한을 열어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늦어도 이달 말부터 훈령을 시행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점검하고 격차가 나면 개선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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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