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청 공무원 64.8% "직장에서 갑질 당해봤다"

2월 17~28일 긴급설문조사
1년 간 갑질 경험 공무원 105명, 74%는 '심각' 단계
업무 저하(56%), 우울증 등 자살 충동(23%)도
출고일자 2022. 0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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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 전라북도청 *재판매 및 DB 금지

전라북도청 공무원을 상대로 한 직장 내 갑질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북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7일 최근 1700여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갑질 설문조사에 162명(9.5%)이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105명(64.8%)이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도청에서 연이은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철저히 조사해 더 이상 공직사회에 직장 내 갑질이 발 못 붙이도록 선제적 조치를 하기 위해 노조가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실시했다.

지난 1년 간 갑질 경험을 했다는 공무원이 105명, 갑질 가해자는 5급 43%, 4급 이상이 21%, 6급 이하 19%, 도의원이 17% 순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특히 갑질을 경험한 대상의 74%가 갑질이 심각(매우, 약간)하다고 답했으며, 이에 따른 업무 집중도 하락이 56%, 우울증 등 자살 충동 23% 순으로 나왔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또 갑질 신고에 대한 대처가 항상 미봉책과 도돌이표이다 보니 68%가 혼자서 참고 있으며, 동료·상사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13%로 불과하다고 했다.

2차 가해 경험도 17%로 나타났다.

노조는 설문에 응한 한 피해자가 “갑질 신고를 해봤자 주변에 조언을 구했을 때 참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만 회사생활이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현재는 휴직을 고려하고 있으며, 내가 당한 갑질을 다시 생각해도 몸서리치게 괴로웠던 시간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무기명 응답자는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며 “허구한 날 갑질 교육을 받아봐야 쓸모없다. 가해자는 모르지만, 피해자는 정말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북도청노조는 갑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갑질 공무원에 대한 강력한 신분상 조치 ▲정기적인 설문조사(연 2회/온라인) 및 갑질 신고함 설치 ▲갑질 신고 절차 및 2차 가해 방지 대책 마련(근무지 분리 등) ▲무지개 캠페인 강화(갑질 사례 공유 및 사례 배포) 등을 노사가 함께 추진해갈 계획이다.

갑질 상세 내역에 기재된 가해자에 대해서는 한국노총 등 법률 자문 변호사의 자문을 통해 갑질 대응 수위 등을 마련할 것이고, 도지사와 면담을 통해 갑질 근절을 위한 도 지휘부의 강력한 대응도 요구할 방침이다.

송상재 위원장은 “갑질 설문조사 결과 부당한 업무지시, 저녁 식사 강요 모욕감 등 다양하게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도청 내 갑질을 근절하지 못한다면 오직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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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본부장 / 장우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