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효율 혁신 투자 대폭 확대 계획
강력 정책에도 상업·가정 부문 소비량↑
성과까지 시간 필요…"일률적 산출 어려워"
정부가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의 정착을 위해 에너지 공기업의 효율 혁신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요금 조정에도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에너지 효율화 작업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과 가정 부문의 에너지소비량은 전년 대비 각각 4.4%, 1.9%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상업·가정 부문 에너지소비 증가율이 1~3분기(3.97%)에 비해 0.49%로 대폭 줄어들기는 했지만 요금 인상과 강력한 에너지 절약정책 추진에도 여전히 에너지소비가 증가한 것이다.
올해 1월 기준 전기요금은 지난해 1월에 비해 29.5% 올랐지만 상업과 가정의 에너지 소비 증가를 막지는 못한 것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상업과 가정 부문은 사용량이 증가하는 등 여전히 전 부문을 아우르는 에너지 효율화 노력은 다소 부족한 상황"이라며 "보다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과 효율 혁신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가운데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구조는 계속 악화되는 모양새다. 이 장관은 "지난해 요금 조정에도 불구하고 악화된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황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에너지 공기업의 에너지 효율화에 투입되는 비용은 크게 늘었다. 한전과 가스공사, 그리고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은 978억원이다.
한전의 경우 소상공인과 뿌리기업, 취약계층의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에 862억원을 투자한다.
편의점·마트 '냉장고 문 달기'에 59억1000만원, 전통시장·상가 스마트 발광다이오드(LED) 교체에 21억5000만원, 고효율 설비 교체에는 9억3000만원 등이 들어간다. 냉장고 문 달기는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에너지 절감 효과가 약 50%로 입증된 만큼 투자 금액이 집중됐다.
가스공사는 목욕탕과 숙박시설, 공장 등을 대상으로 한 고효율 가스 보일러 교체 지원과 취약계층 열 효율 개선 사업에 103억원을 편성했다. 가스공사는 올해 175대의 취약계층 노후 보일러 교체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업 성과다. 에너지 효율화 투자의 경우 중장기적 전략이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추진하는 효율 향상 핵심기술 개발 등도 성과를 수치로 논하기 어렵고 단기에 결과를 내긴 어렵다.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과를 산출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민생안정,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모두 취해야 하는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어떤 사업을 해서 성과가 나온다는 것은 특정 설비를 지원했을 때 어느 정도 산출이 가능한 것이고 고효율 설비 교체의 경우 일률적으로 어떤 성과가 난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효율화 사업 투자는 정부가 계속 지원한다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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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