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금융중심지, 취득세 감면…'축구장 7개 크기' 지원시설

오세훈, '런던 컨퍼런스'서 서울 금융 비전 밝혀
여의도 투자기업 지원·인프라 등 인센티브 제시

서울시가 여의도 국제금융중심지에 투자하는 해외 금융기업에 대해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을 추진한다. 여의도에는 국제금융중심지 특화형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축구장 7개 크기의 금융지원시설도 공급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와 공동 개최한 '2023 런던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디지털 금융중심지, 서울'을 주제로 아시아 금융중심지 서울의 비전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자리에서 여의도 국제금융중심지에 설립하는 해외 금융기업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비롯해 외국인 금융종사자를 위한 정주환경 개선, 인프라 구축 계획 등을 소개했다. 런던금융특구처럼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여의도에는 금융감독원과 28개의 대형 증권사, 투자금융회사가 밀집돼있다.

오 시장은 "세계적인 금융중심지로 위상을 확보한 영국에 런던이 있다면 아시아 금융의 중심에는 대한민국, 서울이 있다"며 "GDP 세계 10위, ICT 인프라 세계 2위 등 서울의 디지털 금융산업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세계적으로 높은 디지털 금융 사용률 등 훌륭한 인프라를 가진 서울은 디지털 금융기술 테스트 베드에 최적화된 도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의도 국제금융중심지에 설립하는 해외 금융기업에는 취득세와 재산세를 50%씩 감면하고, 법인·소득세는 3년만 면제한 뒤 그 후 2년간 50% 감면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금융기업과 핀테크 등 업종에 대한 도시 건축규제도 파격적으로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에서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곳은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 등 2곳이다. 금융중심지는 금융중심지법에 따라 법인세·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지만, 여의도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하는 이유로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을 위한 관련 조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향후 연구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세목과 비율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금융 종사자를 위해 여의도를 국제금융중심지 특화형 주거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오 시장은 "이곳을 상업, 주거,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어우러지는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며 "재건축 사업을 통해 총 5만㎡, 국제규격 축구장 7개 크기의 금융지원 시설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오피스텔도 100여 세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전담 투자유치 기관인 '인베스트 서울'을 통해 서울로 진출하는 기업의 진입에서 정착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여의도 금융중심지에 영어 친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며 "앞으로도 해외 투자자와 금융 종사자들이 비즈니스와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의료, 교육, 주거, 행정 등 종합 지원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처음 열린 국내 핀테크 기업의 투자유치 설명회(IR)에 참석하기도 했다. 국내 핀테크 기업 5개사의 경쟁력을 소개하면서 투자 유치를 위해 지원사격을 펼쳤다. IR에 참여한 국내 핀테크 기업은 호라이존테크놀로지, 아이지넷, 에이젠글로벌, 모인, 자비스앤빌러즈 등이다.


줄리아 호겟 런던증권거래소 대표와 서울 기업의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와 유럽 자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서울투자청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런던 중소기업 전문시장(AIM) 등에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 런던 맨션하우스를 찾아 니콜라스 라이언스 런던 금융특구 시장과 면담했다. 서울의 투자유치 환경과 디지털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서울시의 의지를 전하고, 영국의 유망 핀테크 기업의 서울 진출 등을 제안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3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간) 런던시청을 방문해 C40 의장인 사디크 칸 런던시장과 기후변화 공동대응, 코로나로 인한 사회변화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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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