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수리, 11시 이임식 개최
이정복 부사장 직무 대행
차기 사장 선임 절차 추진
전기요금 인상을 앞두고 사퇴를 선언했던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9일 회사를 떠난다. 차기 사장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이정복 경영관리부사장이 당분간 사장 직무를 대행한다.
한전은 정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날 오전 11시께 전남 나주시 본사에서 정 사장의 이임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역대급 적자를 기록하며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태였다. 한전 사장에 취임하기 전 가스공사 사장과 산업부 제1차관 등을 역임했던 정 사장은 에너지 전문가로 알려졌지만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인사란 점과 임기 내 한전 적자가 역대급으로 불어났다는 이유로 정치권 등에서 지속적인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그동안 정 사장은 자구책 마련에 몰두하며 사퇴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한전이 지난 12일 전남 나주본사에서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를 열고 위기 극복 의지를 결의하는 자구방안을 발표하는 동안, 정 사장은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사장은 사퇴 입장문을 내고 "전기요금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는 것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전력은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절감하며 국민 여러분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발표한 자구노력과 경영혁신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전 사장의 사퇴 이후 거취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는 차기 사장이 선임될 때 까지 이 부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경기고와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한전 인사처장, 관리본부장, 상생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월27일 현 부사장에 올랐다.
정 전 사장의 사퇴와 동시에 한전은 차기 사장 선임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향후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정기 이사회를 열고 사장 모집 방법과 일정 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 선정 절차는 이후 2차 임추위에서 서류심사, 3차 임추위에서 면접 등을 거친 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후보자를 3~5배수로 추리는 순이다.
이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인사 검증 및 심의, 의견을 거친 뒤, 산업부에서 최종 후보자를 통보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산업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순으로 정해진다. 통상 약 3개월이 걸리는 과정이다.
그렇다보니 3분기 전기요금과 이번 한전의 비상경영체제 작업 추진은 사장 공석 상태에서 진행될 확률이 높다.
업계에서는 요금 인상과 자구책 추진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전에서 자산 매각, 노동조합과 협의를 통한 임금 반납 결정 등을 약속한 것이 사장 공석 상태에서도 지연되거나 원활히 추진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2분기 요금 인상도 한 달 이상 지체됐는데, 사장 공석 상태에서는 더욱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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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