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뚫고 출근' 박희영, 당분간 조용한 행보 이어갈 듯

용산구 "아직 공식 일정 없어"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거센 저항을 따돌리고 출근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분간 업무파악과 비공개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7일 보석으로 풀려난 박 구청장은 하루 만인 8일 오전 용산구청으로 출근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대회의 활동가 30여명이 저지를 위해 기다렸지만, 박 구청장은 이를 피해 정상적으로 출근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26일 구속 이후 전날 보석 석방 전까지 5개월 여 간 자리를 비웠던 박 구청장은 그간 이뤄진 구의 업무 파악 위주로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장시간 자리를 비웠기에 우선 그동안 진행했던 구정 업무들을 파악하실 것으로 보인다. 공약 사업이나 민원 처리 등에도 나서실 것 같다. 아직 공식 공개 일정은 없다. 모두 비공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 구청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박 구청장의 변호인측은 고령, 충격 및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을 이유로 보석을 요구한 바 있다.

박 구청장은 보석 석방과 동시에 권한을 회복했다. 당초 곧바로 업무를 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곧바로 정상 출근을 택했다.


용산구 관계자는 "박 구청장이 유족들에게는 한없이 죄송한 마음이지만, 구청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업무에 복귀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법정 다툼을 벌여야 하는 만큼 위험 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다른 구청장들처럼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정민 유가협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용산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구청장은 다시 복귀할 게 아니다"며 "직을 내려놓고 내려와서 사죄하고 무릎을 꿇고 통한의 눈물로 그날의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협과 유족들은 앞으로도 박 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한 행동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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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