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폐수 무단배출' 과징금 감면…환경장관 "특혜 없었다"

1509억원 과징금 부과…자진신고 등 참작해 감면
폐수 재이용 규제완화도 도마에…"특혜 없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사과…검찰 공소사실은 부인

기준치 이상의 페놀이 함유된 공업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한 혐의로 기소된 HD현대오일뱅크 사건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환경부는 과징금 심의 과정에서 자진신고 감면을 비롯해 총 1000억원 이상의 감면을 해준 것과 관련해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환경부 상대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는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페놀이 포함된 폐수를 현대OCI와 현대케미칼 등 자회사로 배출하고, 가스세정시설에서 증발시키는 등 폐수를 무단 배출한 혐의로 지난달 기소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검찰 공소장을 제시하면서 주 대표에게 "위법사항을 인정하느냐"고 물었고, 주 대표는 "검찰의 의견과 회사의 의견은 차이가 있다"고 사실상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이에 윤 의원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를 이어갔다. 환경부는 검찰 수사 전 HD현대오일뱅크에 총 1509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사전통지한 바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과징금을 책정하면서 자진신고 감면 10%에 조사협력 감면 20%, 재량 감면 20%을 적용해 1000억원 이상을 감면했다.

윤 의원은 한 장관에게 "최대치를 봐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한 장관은 "과징금심의위원회가 관련 기준에 따라 했고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환경부가 8월 공업용 폐수 재활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배경에 이 사건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환경부는 4년 동안 관련 시행규칙 개정 요구를 불수용하고 올해 초까지도 안 된다고 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말 한마디 하니까 일사천리로 시행규칙을 바꾸겠다고 했다"며, "여기에는 지난해 말 대법원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신법에 따라야 한다'고 판례를 변경한 것과 관련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르면 시행규칙이 바뀌고 HD현대오일뱅크가 소송을 걸면 결과적으로 과징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한 장관은 "특혜를 준 게 아니다"라며 "대법 최신 판례에서도 입법자가 적절한 경과조치를 두면 그에 따른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시행규칙에 경과조치를 두려고 하고 있다. 개정 이전의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는 내용으로 입법예고가 돼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의 행위에 대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날선 질타가 이어졌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지적을 안 할 수가 없다. 아주 얍삽하다"고 비판하면서 "어떻게 기업이 현행법을 어겨가면서 꼼수를 부려놓고 과징금을 감면받을 수 있느냐.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이에 주 대표는 "사실 여하를 막론하고 공장 인접 지역의 주민들과 관계자 여러분께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님들이 지적하신 내용들을 잘 따르고, 해당 내용에 대해 향후 재판과정에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내용으로 상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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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