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사람과 섬 풍경 담은 사진전…‘신안 만인보전’ 16일 개막

자은도 둔장마을미술관서 사진작가 노순택 초대전

섬 사람들과 섬의 풍경을 담은 사진전이 ‘2023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 개최지 전남 신안에서 열린다.

신안군은 ‘신안, 섬의 삶, 삶의 섬’ 사진전 개막식이 오는 16일 오후 6시 자은도 둔장마을미술관에서 열린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진전은 '분단의 향기', '얄읏한 공' 등으로 잘 알려진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노순택이 신안의 섬과 섬을 오가며 49명의 주민과 26곳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이번 전시에는 그 중 30여 점이 선보이며, 사진전과 함께 출간한 사진집에는 작품 100여 점이 수록돼 있다.

사진전은 ‘신안 만인보전’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시인 고은이 쓴 연작시집 ‘만인보(萬人譜)’가 한국사에 명멸한 만인의 삶에 대한 기록이라면, 사진작가 노순택의 ‘신안 만인보전’은 1004섬 신안의 주인공인 섬사람들과 그들의 터전인 섬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낸 기록이다.

흑백사진 속에는 섬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형, 누나, 동생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수확한 시금치 다발을 마치 인디언 추장의 모자처럼 쓰고 가던 팔금도의 어머니, 도시에 나가 사는 두 딸을 맞이하려고 마을 주민 단체 봄나들이도 접은 마산도의 어머니, 아내를 먼저 보내고 우이도를 홀로 지키는 70대 어르신 등이 작품의 모델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신안의 섬을 지키며 함께 늙어가는 오래된 나무들, 풍요로운 갯벌과 농경지, 그리고 바다의 모습도 사진으로 기록됐다.


어떤 사진에선 사람이 주인공이고 또 어떤 사진에선 풍경이 주인공이다. 또 다른 사진에선 사람과 풍경 모두가 작품 주인공이다.

노순택 작가는 작업 노트에서 "한 섬에 한 사람, 섬 풍경과 노동의 풍경을 더불어 담는 게 원칙이었다. 하지만 깨졌다. 이미 촬영을 마친 섬에서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었다. 어떤 분은 마치 내게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요, 당장 와서 나를 찍지 않고’라고 말을 건네는 듯했다"며 작업 과정을 돌아봤다.

신안군 관계자는 “육지를 벗어나 섬에서 처음 열리는 대한민국 문화의 달 부대행사로 다큐 사진작가 노순택 초대 사진전을 준비했다"면서 "사진모델로 나서주신 주민들과 관람객 모두가 만족하는 전시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진전이 열리는 둔장마을미술관은 본래 마을회관이었다. 1970년대 초반 새마을운동이 시작할 때 둔장마을 사람들이 직접 모래를 나르고 벽돌을 쌓아 만든 건축물로, 50년간 마을의 중심 공간이었다. 신안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작은미술관 공모사업 선정을 계기로 낡은 둔장마을회관을 고쳐 2020년 12월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신안군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 문화의 달 행사는 ‘섬, 대한민국 문화다양성의 보고-1004섬 예술로 날다’를 주제로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신안 자은도 뮤지엄파크 일원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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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목포 / 이덕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