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 책임이 고작 감봉 징계…제식구 감싸기에 구민 기만"
잇단 선수 성비위를 계기로 드러난 광주 북구청 직장운동경기부(검도부) 내 각종 부실 운영 파문의 책임 당사자인 감독 등에 대한 '덮어주기성 징계'와 관련, 의회에서도 날선 비판이 나왔다.
광주 북구의회 최기영 의원은 19일 제290회 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전날 열린 북구청 검도부 운영위원회 회의와 관련해 (검도부)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18일부터 61일 동안 실시한 행정사무조사에서 밝혀진 검도부 운영에 대한 총체적 부실 책임이 고작 감독 감봉 2개월, 코치 감봉 1개월이라는 솜방방이 처분으로 끝나버리고 말았다"고 성토했다.
최 의원은 "쇄신의 의지는 온데간데 없이 (위원으로 참여한) 의원들을 들러리 세우고 이미 서로 짜맞추기라도 한 듯 경징계로 마무리해버렸다"며 "허탈함을 넘어 극도의 분노를 참을 수 없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검도부 선수 성폭행 사건이 처음 밝혀질 당시 해체까지 검토하겠다던 구청 입장은 아이러니하게도 행정사무조사가 끝난 뒤 180도 바뀌었다. 2019년 허위 전지훈련 적발 이후 4년 만에 재실시된 이번 행정사무조사였지만 북구청의 '봐주기식 제식구 감싸기'로 인해 사실상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라고 비판했다.
또 "'법과 규정에 따라 관련자들을 일벌백계 하겠다'던 검도부 단장 부구청장 명의의 사과문과 쇄신 약속은 43만 북구 주민을 상대로 한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라면서 "과연 감봉 1·2개월 조치가 엄한 벌이고 일벌백계에 합당하다고 보느냐. 도대체 주민들과 북구의회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 것이냐"라고 맹비판했다.
최 의원은 "언론을 통해 주민들에게 한 약속마저 손바닥 뒤집듯 뒤엎는 북구 행정은 최소한의 책임·윤리의식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위선과 오만함의 끝을 달리고 있음을 자각하고 부끄러움을 깨닫기 바란다"며 "말뿐인 강도 높은 쇄신 대책에 대해서 일말의 기대도 없다"라고 힐난했다.
나아가 "구청은 주민들이 고용한 관리인일 뿐이다. 관리를 잘못하면 해고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란다. 구청은 주민 혈세가 더 이상 낭비되지 않도록 검도부 관리감독 잘하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앞서 올해 8월 북구 검도부에서는 당시 현직 선수 2명이 성범죄 사실을 1~2년간 숨긴 사실이 줄줄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감독·코치의 부실한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라 구청 감사·의회행정사무조사를 통해 부실 운영 민낯이 확인됐다.
담당부서가 감독에 손을 놨고, 감독이 기본적인 훈련일지 작성·관리조차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관리 공백을 비집고 종목 단체인 시 검도회가 조례까지 어겨가며 임용·용품 계약 등에 전횡을 일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전날 열린 검도부 운영위원회는 감독과 코치의 소명을 대부분 받아들이고 각기 감봉 2개월과 감봉 1개월 징계에 그쳤다.
당초 담당부서가 고수했던 감독 해임을 추진했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강도 높은 쇄신을 약속했던 북구청의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 오히려 의회 조사로 확인된 제자 임용·용품 계약 의혹 등에 대해서는 추가 규명 없이 '단순 선수단 관리 소홀'만 놓고 징계를 의결, 또다시 심각한 도덕 불감증만 드러냈다.
수개월간 파문에도 솜방망이 징계에 그친 배경을 두고 일각에선 '전국체육대회 금메달이 면죄부가 됐느냐', '또다시 시 검도회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다', '책임자 징계 없이 쇄신이 되겠느냐', '총선을 앞둔 정치적 고려다' 등 뒷말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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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