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번엔 한동훈과 설전…"與정치인 SNS 의견 제시는 최소화 그쳐야"

오세훈 "내부 통로 놓아두고 보여주기만 횡행하는 모습"
'처신' 표현 지적에 "정제되지 않은 표현" 한 발 물러나
전날 유승민 전 의원과도 공방 "페북보다 일 이끌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 논란과 관련, 자신을 향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반박에 "여당 정치인들이 SNS로 의견제시를 하는 것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SNS로 얼마든지 의견을 낼 수 있다"면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부 통로는 놓아두고 보여주기만 횡행하는 모습이 건강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적었다.

이는 전날 정부의 직구 규제 정책을 비판한 여당 중진들을 향해 "'처신'이 아쉽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한 전 위원장이 "건설적인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반론을 제기하자 다시 올린 반박 글이다.

오 시장은 "여당 정치인들이 SNS로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은 가급적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중진은 필요하면 대통령실, 총리실, 장차관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고 협의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처신'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해보면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어 "저와 의견을 조금 달리하더라도 우리 당의 무든 구성원과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염려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모두 그 목표를 위해 함께 뛰자"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전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전날 "강물이 범람하는 데 제방 공사를 논하는 건 탁상공론"이라며 "유해물질 범벅 어린이 용품이 넘쳐나고, 500원 숄더백, 600원 목걸이가 나와 기업 고사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손 놓고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문제"라며 정부를 두둔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에 유 전 의원은 "오 시장의 입장은 정부가 16일 발표한 해외직구 금지에 찬성한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 해외직구를 다시 금지하라고 똑바로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말할 배짱이 없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오 시장은 재차 반박글을 올려 "여당 의원이라면 페북(페이스북)보다 정부에 대안을 제시하고 일을 발전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게 우선 아니겠냐"며 "'여당 내 야당'이 돼야지, '야당보다 더한 여당'은 자제돼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16일 어린이용품 등 80개 제품에 대해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이 없는 경우 해외직구를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과도한 규제라는 비난 여론이 커지자 지난 19일 정책을 철회했다.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브리핑에서 "국민 여러분께 혼선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80개 위해품목의 해외직구를 사전적으로 전면 금지·차단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80개 품목에 대해 위해성 조사를 하고,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한정해 반입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지난 20일 해외직구 정책과 관련해 혼선을 빚은 점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해외직구 관련 정부 대책 발표로 국민께 혼란과 불편을 드린 점 먼저 사과드린다"며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국민에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해외 직구 정책 혼선에 야당은 물론 여당 정치인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KC 인증이 없는 80개 제품에 대해 해외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맹비난했고, 한 전 위원장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제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정부 부처는 각종 민생 정책, 특히 국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주요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당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달라"며 "당정 협의 없이 설익은 정책이 발표돼 국민 우려와 혼선이 커질 경우 당도 주저없이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