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5.5배, 열대야 2.5배↑관측 최다
2월 강수량 8월 압도…51년 만 처음
지난해 제주 날씨는 역대 기상 관측 자료를 통틀어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방기상청은 8일 지난해 기온과 강수량 등 기상요소 특성에 대한 '2024년 제주도 연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제주 연평균기온은 17.8도로 평년(16.1도) 대비 1.7도 상승했다.
이는 기상 관측이 집계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다. 종전 기록은 2021년 17.2도다.
연평균 최고·최저기온도 각각 21도·15도로 나타났는데, 평년보다 1.6도·1.8도 높았다. 이 또한 역대 1위 기록이다.
월별로 따져보면 1월부터 11월까지 월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특히 2·4·8·9·10월은 역대 1위 값을 경신했다.
이밖에도 제주는 지난해 초가을까지 폭염과 열대야 등 밤낮 없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지난해 폭염 일수는 21.3일로 평년(3.9일)보다 무려 5.5배 폭증했다. 9월18일(서부)과 19일(남부)에도 폭염이 나타나는 등 역대 최다 일수를 기록했다.
열대야 일수는 63.5일로 평년(25.2일)보다 두 배 이상(251%) 증가했다. 도내 동서남북 4곳(제주·고산·성산·서귀포) 기상관측 지점에서 모두 1위를 경신했다.
이는 기존 역대 1위 폭염·열대야가 이어진 2013년 기록을 상회했다.
종전 역대 1위 폭염 일수 2013년 13.5일보다 7.8일 증가한 데 이어 같은 해 기록된 최다 열대야(44.5일)에 비해 19일 많았다.
기상청은 지난해 유독 더운 날씨를 보인 것과 관련해 여름철 고기압과 높은 해수면온도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남풍이 고온의 해수면을 지나면서 더운 공기를 몰고 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불면서 밤에도 기온이 높아 열대야가 발생했으며 9월 중순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티베트고기압이 동시에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열대야와 폭염을 더욱 부추겼다고 풀이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제주는 비도 요상하게 내렸다.
제주는 연중 8월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데, 지난해에는 6월에 최다 강수량(432.8㎜)을 기록했다. 11월이 두 번째(298.9㎜)로 많았다. 8월 강수량은 78.2㎜에 그쳤다. 6월과 11월 강수량이 지난해 전체 강수량 중 37%를 차지했다.
특히 11월1일께 238.4㎜의 폭우가 쏟아졌다. 11월 평균 월 강수량의 최대 3.4배에 달하는 비가 하루 만에 쏟아진 것이다.
기상청은 이와 관련해 "전례없던 강한 비가 내려 일반적인 기후 특성이 무색했다"고 진단했다.
이밖에도 연중 비가 가장 적은 2월에는 이례적으로 192.4㎜가 내려 8월 강수량보다 2.4배 많았다. 이는 기상 관측 5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유승협 제주지방기상청장은 "2024년 제주도의 기록적인 폭염·열대야, 한여름 같았던 9월, 이례적인 강수 패턴, 11월 폭우 등 다양한 형태의 이상기후를 경험하며 도민들이 많은 불편과 피해를 겪는 등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기후위기 시대에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우선적으로 대응하고, 기후변화의 과학적 원인 분석과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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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