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수억원 상당 불법으로 캐내… 장수군이 조사를"

"조경업자가 위장허가 받은 후 구역 밖 소나무 편취" 의혹

전북 장수군에서 한 조경업자가 군으로부터 '위장허가'를 받아 불법으로 산지를 전용함으로써 허가구역 밖 대형 소나무를 굴취, 수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지난해 10월께 장수군으로부터 장수읍 용계리 일원 야산 6000㎡에 대해 '소나무 가식 및 재배, 소나무 굴취'를 목적으로 산지일시사용허가를 받았다.



제기된 의혹은 A씨가 이 군에서 허가받은 구역을 실제로는 대형 소나무 굴취를 위한 진출입로로 쓰고 허가구역 위쪽 급경사지 내에 있는 직경 80~90㎝ 두께의 대형 소나무 10그루 내외 를 편취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실제 허가구역이 표시된 지도상의 구역은 'ㅣ'자 형태이며 소나무 굴취를 위한 작업으로 산림의 훼손된 구역은 'ㅡ'자 형태를 띄고 있다.

제보 내용과 현장 상황을 요약해 보자면 A씨가 'ㅣ'자 형태로 위장허가를 받아 놓고 'ㅣ'자 구역은 손도 대지 않은 채 이 구역을 진출입로 삼아 'ㅡ'자 구역 내 대형 소나무를 불법 굴취한 상황으로 보인다.


작업이 이뤄진 'ㅡ'자 형태의 구역은 산지전용 허가 조건인 평균경사도 25도를 넘어 40~60도의 가파른 경사도여서 허가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제보자 B씨는 "이런 수법으로 A씨가 편취한 소나무들 가액이 최소 3억원 이상이며 나무의 수형에 따라 2배 이상의 금액으로도 매매될 수 있다"고 한다.

이어 "이 소나무를 불법으로 굴취하기 위해 이들은 소나무가 위치한 야산 정상부까지 장비와 소나무의 이동경로를 확보하고자 무자비한 산림훼손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의 산림은 여러 중소형 수목들이 베어져 있고 높은 경사도의 야산 곳곳이 파헤쳐진 상태로 다가올 우기철 산사태의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장수군청 담당부서에서는 지난 10일 이 같은 내용의 민원을 접수, 곧바로 현장을 살폈고 민원 내용대로 상당부분의 불법행위를 확인했다.

하지만 B씨는 "현재 산림법에 따른 처벌 자체가 미약해 처벌을 감수하고 자행되는 행위들이며 행정기관의 차후 원상복구명령 역시 행위 이전의 상태로 복구하는 것이 아닌 재해방지를 위한 대체묘목 식재 등으로 진행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산림훼손의 원상복구 비용이 불법행위로 얻는 이익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란 해석이다.

군 관계자는 "추후 청내 산림특사경과 함께 산림훼손의 면적과 정도는 물론 자세한 불법행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며 "위반사항이 있다면 원칙적 차원에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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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취재부장 / 유성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