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중고 학생 비만율 19.2%…과체중은 전국 1위
각종 질병 위험성 증가…"심리·정서적 영향 예방 필요"
제주지역 학생들의 비만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고, 과체중 이상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청소년 비만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비만에 따른 건강 악화는 물론 학생들의 심리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의 2022년 학생건강검사 표본통계 분석에서 도내 초중고 학생의 비만율은 19.2%로 전국 평균인 18.7%보다 0.5%p(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체중 이상은 33.4%로 전국(평균 30.5%)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만율은 키와 체중으로 계산하는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BMI 18.5 미만 저체중, 18.5~22.9 정상, 23~24.9 비만 전 단계(과체중), 25~29.9 1단계 비만, 30~34.9 2단계 비만, 35 이상 3단계 비만(고도 비만)으로 분류한다.
도내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 20.7%, 중등 17.1%, 고등 21.8%의 비만율을 나타내고 있다. 과체중 비율은 초등 13.0%, 중등 11.3%, 고등 12.0%로 초등학생의 과체중 및 비만율이 높은 특성을 보인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각종 질병의 위험성을 높인다. 2~3단계 비만이면 심장혈관과 대사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대사 및 심혈관 합병증은 소아기부터 관찰된다. 고도 비만일 경우 포도당불내성,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대사 증후군이 소아기부터 동반 질환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진행될 위험성도 높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 대사증후군의 주요 예측인자인 고혈압, 중성지방 증가, 낮은 HDL 콜레스테롤, 당 대상 이상과 관련이 있고, 이로 인한 심뇌혈관 위험 증가, 조기 사망 위험률 증가 등이 발견된다.
특히 제주의 경우 소아 비만에서 청소년 비만, 성인 비만까지 유병률이 증가하는 특성을 보인다. 실제로 제주지역 초등학생의 경우 고학년(4~6학년) 비만율은 23.6%로 저학년(1~3학년) 17.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만 학생들의 각종 건강 지표가 악화하는 것과 함께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도교육청이 지역 기관들과 함께 추진 중인 비만 치료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이를 우려했다.
지난 19일 제주한라병원에서 해당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자녀의 채혈과 X선 등 검사를 기다리고 있던 학부모 A씨는 "아이가 외모적인 부분에서 살이 쪘기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졌다"며 "얘기를 하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져서 위축되는 모습이 느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B(초등 5) 학생은 "원래 운동을 안 했었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맡은 활동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상품을 통해 동기부여도 됐고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게 돼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지역사회가 청소년 비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부윤정 제주한라대 간호학과 교수는 "고도비만 학생들은 지역사회 환경의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학교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놀림이나 낙인 등 심리·정서적 영향을 예방해 줘야 한다"며 "건강한 학생과 과체중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비만 예방 프로그램, 비만 및 고도비만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비만 치료 및 관리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전략 마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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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