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마 뒤바뀐 경마경기…사상 초유 사태에 "마사회 3억대 환불"

지난 10일 제주경마장 2경주 출전 마필 오류
비대위, 부분투표 무효 결정…3억대 환불키로

한국 경마 역사상 출전마가 바뀐 채 경기가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마사회는 해당 경주마권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3억대 환불 계획을 고지했다.



13일 뉴시스 제주본부 취재에 따르면 지난 10일 제주경마장 2경주에서 2번 마필로 출전해야할 '아라장군'이 다른 마필인 '가왕신화'로 변경돼 경기가 치러졌다.

마사회 관계자는 "마필을 관리하고, 경기에 출전시키는 과정에서 개체 식별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내부 감사를 벌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 출전 전에 마필이 바뀐 사실이 파악돼 오류를 수정한 적은 예전에도 몇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실제 바뀐 경주마가 경기에 출전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며 "내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경마경주에서 '아라장군' 대신에 출전한 '가왕신화'는 7번째로 결승점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사회는 해당 경주마권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환불 계획을 밝혔다.

마사회는 "제주경마공원 제2경주에서 발생한 경주마 개체 식별 오류 사고로 고객 분들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 경주마와 관련된 마권을 구매하셨던 고객 분들께는 환불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마사회법 제10조 3항은 발매된 마권에 표시된 번호의 말이 출전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주 2경주 총 판매금액은 12억1700만원이며, 이 가운데 2번 마필 마권 판매금액에 대해서만 환불이 이뤄진다. 환급 금액은 3억1379만여원 수준이다.

경주마가 바뀐 채 경기가 진행된 사실을 인지한 마사회측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이 같은 마권 판매 행위가 무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마사회 측은 전자카드 구매 고객에게는 오는 15일 고객 계좌에 일괄 환불하고, 현금 구매 고객은 구매내역 확인절차를 거쳐 내달 1일 순차적으로 직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 경마는 올해 시행 100주년을 맞이했다. 1922년 사단법인 조선경마구락부가 설립된 후 그해 5월 서울 동대문훈련원 광장에서 첫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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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