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자리인지' 구설…김태흠 지사, 학연·지연 발탁설 대두
일부 주요 실국이 통폐합되고 주력이었던 농수산·해양·복지 등은 소외
충남도가 17일 발표한 새로운 조직개편안에 대해 공무원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새로운 조직개편안을 통해 연말에 누가 승진하고 어디로 이동할 것인지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조직개편안은 김태흠 지사가 줄곧 주장해 온 '힘쎈(센) 충남' 실현을 위해 조직을 대대적으로 통합 및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도는 ‘충청남도 행정기구 및 정원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조직개편안)을 지난 14일자로 입법예고했다. 도는 도의회에 개편안을 제출할 예정이지만 도지사와 같은 당(국만의힘) 일색인 도의회에서 무난하게 통과할 것은 분명하다.
이번 조직개편안을 들여다보면 도 지휘체계가 3급에서 2급으로 상향된다. 기획조정실, 자치안전실, 산업경제실 등 3개실은 2급이 실장을 맡게 되고 그 밑에 3급 정책관을 두도록 했다. 충남도의 주력 조직이 되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자치안전실과 산업경제실로 통합 및 조정된 기존의 안전실과 경제실은 갑자기 말단 하부 조직이 됐다.
이번 개편안으로 3개 실이 도정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도 중요한 사안은 주로 실장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동안 도의 주력 조직이었던 농림축산, 보건복지, 해양수산, 문화체육, 건설교통, 환경 등은 그대로 3급 국장 체제로 둔다. 이들 조직이 외곽으로 밀려난 듯한 느낌이다. 이는 전임 도지사들이 중점을 두었던 분야이다. 김 지사가 이 분야의 정책들과 거리를 두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새로운 조직개편안은 김 지사가 친정체제를 만들기 위한 의지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따라서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해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불편한 시각도 있다. 공무원들은 이번 조직개편안의 최대 수혜자들을 도마 위에 올리고 있다. 김 지사와의 학연, 지연이 있는 인물들이 조직개편안과 맞물려 연말 인사에 발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특정인은 그 자리에 가기 위해 작업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경제실에 있던 투자입지과와 국제통상과를 정무부지사 직속의 투자통상정책관으로 떼어낸 점도 특이하다. 30년 동안 양탄자를 깔아놓고 일본과 중국, 동남아 일부 국가를 상대로 도지사 의전외교나 하고, 투자와 환경 및 국제기구와의 관계 등을 이끌 전문가조차 없는 국제통상과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개편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행정직 공보관과 정무직 대변인을 같은 4급으로 두면 상하 구분은 물론 역할도 서로 불분명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보관은 예산, 조직 등 내부 살림을 맡고 대변인은 언론을 상대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해 민주당 소속 충남도의회 한 의원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도지사 주변의 몇 사람이 모여 만든 졸작에 불과하다. 도의회에서 심도 있는 심사를 통해 바로 잡을 건 잡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