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진압작전에 투입됐던 공수·특전사 부대사(部隊史)에 5·18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광주시민을 '폭도'로 규정하는 등 왜곡된 주장이 그대로 실린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이 제3공수여단, 제7공수여단, 제11공수여단과 특수전사령부의 부대사를 확인한 결과, 5·18이 '광주사태, 폭동, 소요사태'로, 광주시민은 '폭도, 무장 폭도, 극렬분자, 사회 불순세력'으로 기술돼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서울의 불순분자들과 소요 주동자가 광주로 침투해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거나 '데모 군중은 무장폭도화하게 돼 치안부재의 상황에 이름', '공산주의의 선전자료 허용', '김대중 추종세력과 기타 극렬분자들이 광주 학생과 주민을 선동 조종' 등 시민들을 총칼로 짓눌렀던 신군부 세력의 논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5·18은 1997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세력의 국헌문란행위에 대항해 헌정수호를 위한 광주시민들의 정당한 행위'로 규정됐음에도, 군 당국은 아직도 신군부 논리를 기술한 부대사를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송 의원은 "이제는 지자체에서도 일제시대 친일행위를 했던 고위 관료들의 비석을 눕혀두고 그 죄상을 밝히는 표지물을 설치하는 등 대한민국의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행동들이 민·관에서 계속되고 있다"며 "군이라고 예외가 되면 안된다. 군 부대사의 전수조사와 수정을 통해 5·18 진실과 숭고한 가치가 53만 군인들에게 교육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역사왜곡은 비단 5·18 뿐만 아니라 4·19, 부마항쟁을 다룬 군 기록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국방부장관과 군 당국은 '부대사 왜곡기록 수정 TF를 구성해 시급히 왜곡된 역사를 수정하는 게 희생 당한 시민들과 유족들에게 진정으로 사죄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