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이기려 방안에 불피웠다 일산화탄소 중독… 숨져
고향 가족위해 돈벌던 외국인 부부, 1년 30만원 시골 낡은집서 생활
이웃들 "형편 어려웠지만 화목하고 성실했던 사람들"이라 기억
추위를 이기려 방안에 불을 피웠다가 함께 사망한 외국인 부부가 결국 화장된 채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전북 고창경찰서는 지난 23일 오후 고창군 흥덕면 단독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태국인 A(55)씨와 부인 B(57)씨의 시신이 조만간 화장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또 태국 외교 관계자와의 협의 결과 유족이 화장을 원하고 있어 정읍 감곡면에 위치한 서남권추모공원에서 화장해 인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10여년 전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고창군에 정착해 왔다.
고향 태국의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벌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1년에 30만원짜리 시골 낡은 집에 살다가 이 같은 봉변을 당했고 결국 한줌의 재로 변한 채 고향길에 오르게 됐다.
소식을 들은 이웃들은 "형편이 어려운 것 빼고는 화목하고 성실하게 살았던 사람들"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집 문도 잠겨 있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들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집안에서는 불에 탄 장작과 화로로 쓰였던 알루미늄통이 있었고 시신에서도 40% 이상의 혈중 이산화탄소가 검출됐다.
경찰은 부부가 추위를 피하려 밀폐된 방안에 불을 피웠다가 질식해 숨진 것으로 결론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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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사회부 / 유성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