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공항 혼잡하고 위험" vs "조류 충돌 평가 부실"
찬반 의견 대립 '첨예'…두 번째 도민경청회도 '팽팽'
찬성 측 인신 공격에 고성·항의 빗발쳐 서둘러 종료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두 번째 도민경청회에서도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막바지 플로어 의견을 발표하는 시간에 감정적 충돌이 일어나면서 서둘러 경청회를 종료하는 모양새가 빚어졌다.
제주도는 6일 오후 6시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2차 도민경청회를 열었다. 경청회는 용역진의 기본계획안 설명, 찬반 대표의견 발표, 플로어 의견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경청회는 지난달 29일 오후 3시에 열린 서귀포시 성산읍 1차 경청회와 달리 직장인 등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3시간 늦춰 시작했다.
먼저 찬성 측 대표의견 발표에 나선 강정민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현 제주국제공항의 혼잡성과 바람에 따른 위험성을 중심으로 제2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부위원장은 "현 제주공항은 성수기에 1분43초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공항이고, 동서 활주로여서 겨울철 북풍, 여름철 남풍 즉 옆바람이 강하면 이착륙이 위험해 결항이 잦다"며 "제2공항은 남북 활주로기 때문에 강풍에 의한 결항 사태와 연착 등 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 대표의견 발표를 한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은 조류 충돌 위험성 평가 부실 문제와 공군기지화 우려를 언급하며 비판했다.
박 정책위원은 "조류 충돌은 항공 안전에 굉장히 위험하다. 예정 부지 일대가 철새 도래지인데 여기에서 발견한 172개 종 중 133개 종을 빼버리고 39종만 평가 대상에 포함했다"며 "또 국토부는 (제2공항을) 공군기지로 (사용) 안 할 것이라고 하는데 국방부는 여전히 제주도에 공군기지를 짓겠다고 하고 제2공항을 공군기지로 이용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간간이 고성과 항의가 이어지긴 했으나 무리 없이 이어지던 경청회는 대표의견 발표 이후 플로어 의견을 발표하는 시간에 감정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사회자가 서둘러 경청회를 종료하는 모양새가 빚어졌다.
한 고등학생이 반대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찬성 측 주민이 "감성팔이" "어린 학생 동원" 등의 표현을 쓰며 비판하자 반대 측에서 항의와 함께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경청회는 중단됐고, 고성과 항의가 빗발치면서 사회자는 "경청회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청회는 앞으로 두 차례 더 열린다. 오는 25일 열리는 3차 경청회는 제주시 서부권 읍·면지역을 대상으로 장소를 검토하고 있으며, 4차 경청회는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다음 달 중 일정과 장소를 정해 개최할 계획이다.
국토부가 공개한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제2공항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원 약 550.6만㎡ 부지에 3200m×45m 활주로 1본과 유도로 2본(폭 23m), 계류장(항공기 44대 주기),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주차장(3432면) 등 시설을 갖춰 들어설 예정이다.
2055년 기준 제2공항 수요 전망치인 여객 1992만명(국내선 1815만명·국제선 177만명)과 화물 12만t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준공 시기는 착공 후 5년이다. 총사업비는 6조6743억원으로 계획됐으나 총사업비와 재원 조달 방안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 후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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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