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에서 '건설' 뗀다…건설업계 '간판교체' 바람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주택사업만으로 한계
사명에 신사업·친환경 부각…"확장성 극대화"

 최근 건설사들의 사명 변경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이 사명에서 '건설'을 떼어내고, '신사업'이나 '친환경' 이미지 구축에 필요한 용어를 추가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고금리 기조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전통적인 주택 건설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 등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행보가 갈수록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건설업계가 전통적인 효자 노릇을 하던 주택사업 비중을 낮추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면서 기존 이미지 탈피에 고심하면서 사명 변경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 건설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건설업계가 국내 주택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신사업 비중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 세계적으로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지면서 건설현장에서 친환경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무거운 건설 기업에서 벗어나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지난 2021년 DL이앤씨(前 대림산업)와 SK에코플랜트(前 SK건설)에 이어 최근 포스코건설도 '포스코이앤씨(POSCO E&C)'로 새 간판을 내걸었다. 이앤씨(E&C)는 에코 앤 챌린지(Eco & Challenge)로, 자연처럼 깨끗한 친환경 미래 사회 건설의 의미인 에코(Eco)와 더 높은 곳의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상징하는 챌린지(Challenge)의 뜻을 담고 있다. 또 포스코이앤씨는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그린 라이프 위드 더샵(Green Life With The Sharp)'의 이미지도 반영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저탄소 철강 분야인 수소 환원 제철과 이차전지 원료 소재 분야의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재생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고 그린 라이프 주거모델을 상품화하는 등 친환경·미래 성장 사업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한성희 사장은 주총 후 인천 송도 사옥에서 열린 '신(新) 사명 선포식'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친환경 미래 사회 건설을 위한 구심체 역할을 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뤄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 신영그룹은 건설 계열사 신영건설이 '신영씨앤디'로 사명을 변경했다.

신영씨앤디는 1958년 삼화공무소로 시작해 2007년 주식회사 신영동성이라는 이름으로 신영그룹 계열사에 편입됐다. 신영건설로 이름을 변경한지 9년 만에 사명이 달라진 것이다.


씨앤디(C&D)는 시공을 의미하는 C(Construction)와 부동산 개발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 디벨로퍼 마인드를 상징하는 D(Development)의 합성어로, 선두 건설사와 경쟁하는 디벨로퍼형 종합 건설사로 거듭나기 위한 비전을 담았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건설업계 사명 변경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택사업에서 벗어나 친환경 등 고부가치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이에 따른 이미지 구축을 기대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기존 주택사업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사업 확장성과 미래 가치를 담기 위해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단순 주택 시공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 부동산 개발 등 다양한 업역을 확장하는 흐름에서 사명 변경이 추진되고 있다"며 "사명 변경은 주택사업으로 한정됐던 사업 영역의 확장성을 담보하고,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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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