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2030년까지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60% 달성"
정주철 교수 "대중교통 통해 도시를 바꾸는 체계 필요"
이원규 박사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된 대중교통 정책 필요"
40%대에 머무는 부산 대중교통의 수송 분담률을 높이기 위해 시민사회와 대중교통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22일 오후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부산경실련 주최로 '부산형 대중교통 혁신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부산형 대중교통 혁신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부산시 정임수 교통국장은 현재 40%대에 머무는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을 2030년까지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부산의 대중교통 여건은 녹록지 않다. 장기간 대중교통 비용이 동결(버스 10년, 도시철도 6년)되고, 무료 환승에 따른 재정 부담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기준 7106억원(버스 3657억원·철도 3449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10월 교통정책 연구팀(T/F)을 신설하고, 지난 3월 3개 분야와 12개의 세부 과제로 구성된 대중교통 혁신방안을 제시했다.
정 국장은 "혁신의 추진 방향은 대중교통 요금 할인 혜택을 통해 시민 부담을 줄이고, 시내버스 노선 개편 등으로 이용 편의를 증대하며,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대중교통과 연계·도입해 이동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시내버스 노선을 도시철도 역사를 중심으로 짧게 개편해 시민들의 이용 편의를 높이고, 시민과 국회의원의 민원으로 인한 노선 개편이 아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노선을 체계적으로 개편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 60% 과제'라는 주제로 발제한 부산경실련의 도한영 사무처장은 "시의 대중교통 정책은 대심도 건설, 유료 도로 환승할인 등 자가용 중심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엇박자가 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패널로 나선 부산대 도시공학과 정주철 교수는 "부산 대중교통의 적자는 난개발의 산물"이라며 "도시 개발이 기장군과 강서구 등 외각으로 확산되면서 버스와 지하철 노선이 길어지고, 이는 적자를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정교수는 또 "교통이 더 이상 도시계획의 하수인이 되면 안 된다. 수요가 있으면 대중교통을 놓는 '수요대응형' 체계가 아닌 대중교통 수단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도시로 바꾸는 '유도형' 체계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향후 부산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대중교통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5년부터 부산의 인구는 계속 줄어들지만, 탄소 배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대수 증가와 일치한다"며 "부산은 인구가 계속 줄어들어도 (도심 외곽 개발로) 자동차 거리를 계속 늘리는 도시 형태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패널로 나선 부산연구원의 이원규 박사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교통수요관리 정책을 도입했지만, 부산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이 박사는 국내 정치 풍토와 대중교통의 가치 확립 부재를 꼽았다. 이 박사는 "시에서 추진하는 좋은 교통정책들이 정권이 변화하며 다시 흩어지게 된다. 이러한 국내 정치의 풍토가 우려스럽다"며 "또한 유럽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중요 수단으로 대중교통의 가치를 부여하고,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통은 학술적으로 도로와 철도 등 모든 것을 내포하지만 행정에선 도로와 교통에 대해 별도의 정책을 수립해 융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문범 부산YMCA 사무총장도 이 연구원의 주장에 공감하며 "행정 부서 간의 벽이 분절돼 있으니 연계된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며 "이번에 부산시가 발표한 대중교통 혁신 정책도 교통에만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성현도 이사장은 "정책 노선은 배차간격이 30분 이상, 하루 탑승객 40명 이하인 노선"이라며 "현재 부산의 144개의 시내버스 노선 중 55%가 정책 노선이며, 몇몇 노선은 바람만 싣고 다니는 차들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복합 환승 스테이션 체계를 만들어 긴 노선을 줄이고, 짧은 배차간격으로 환승을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의회 박대근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여러 전문가와 시민사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부산시의회도 적극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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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