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자치경찰제’ 벗어나려면 국가·자치경찰 이원화로 가야”

부산자치경찰위원회 2주년 기념세미나서
윤태웅 시도지사협의회 선임연구원 주장
“유착가능성 높아 부정부패 심화 우려”도

부산자치경찰위원회는 25일 오후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실에서 자치경찰 출범 2주년을 기념해 ‘자치경찰의 미래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국 18개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과 사무국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바람직한 자치경찰제의 형태와 발전 방향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세미나에 앞서 서호갑 부산자치경찰위원회 자치경찰관리 과장은 ‘부산 자치경찰, 2년 성과와 향후 과제’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부산이 전국 최초로 개소한 ‘주취해소센터’의 성과와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인 ‘행복한家 희망드림 프로젝트’ 등 성공적인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서 과장은 그러나 “자치경찰위원 다양화를 위한 법령 개정,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 위원회 사무기구 경찰관 정원 증원 등 지난 2021년 출범초기에 건의했던 대다수의 사항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과장은 부산자치경찰위원회의 과제로는 부산에 맞는 맞춤형 정책, 시민참여공간 확장, 자치경찰 존재감 강화, 일원화 자치경찰제의 근원적 모순 제거를 위한 협업 등을 들었다.

이어진 세미나는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대표의 사회로 윤태웅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선임연구원이 ‘자치경찰제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라광현 동아대교수, 이재원 부경대 교수, 황문규 경남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윤 선임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지방업무는 지방공무원이 수행해야 하고 그에 맞게 재정도 지원돼야 하는데 현재의 자치경찰제는 사무수행을 국가공무원인 국가경찰관이 담당함에 따라 ‘무늬만 자치경찰’, ‘자치경찰 없는 자치경찰제’라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면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이원화 모델로 대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도지사가 자치경찰에 대한 지휘·감독권한을 가져야 하는데 현재는 재정적 지원만 하도록 하고 있어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실정”이라면서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7명으로 구성된 합의제 조직이어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어렵고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재난·재해, 대형사고 등이 발생했을 시에는 자치경찰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현장 대응이 불가능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시·도자치경찰위원회는 시·도지사를 돕는 심의 의결기구로 가야한다”고 주장하고 “다만 각 시·도의 상황에 따라 조례로 상황에 맞게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라광현 동아대 교수는 “경찰이 상시적으로 지자체장의 지휘 하에 놓이는 것보다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재난관리법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재원 부경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자치는 주민이 하는 것이라면 재원도 주민이 내야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긴축재정 국면인 현 상황에서 중앙재정에 의존하는 것이 좋은지는 생각해 봐야할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치라는 관점에서 볼 때 경찰업무도 교육자치 등과 같은 국가전체의 분권이라는 큰 그림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문규 경남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은 “경찰에 대한 지역정치세력의 영향력 증대로 인한 정치적 중립성 약화와 그로 인한 지역 세력과의 유착가능성이 높아져 경찰의 부정부패 심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시·도경찰위원회는 적어도 자치경찰제가 정착할 때까지는 지자체장에게서 자치경찰로 연결되는 개입과 영향력을 차단하는 ‘방어막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다른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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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