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구멍' 내달 1일 시행 동백패스…정착은 '먼 길'

가장 많이 발급된 선불카드 제외…청소년‧저신용자 배제
부산참여연대, "이번 기회에 동백전 발급기관 일원화해야"

오는 8월1일 동백패스 시행을 앞두고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동백패스는 부산시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대중교통 통합 할인제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동백패스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부산도시철도, 부산-김해 경전철, 동해선 광역전철을 부산지역 화폐인 동백전 후불교통카드로 이용 시 월 4만5000원 이상 9만원까지 사용분에 대해 최대 4만5000원을 동백전으로 환급해 주는 제도다.

부산시는 먼저 부산은행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형 동백전부터 사용할 수 있고 10월부터 하나카드와 NH농협은행 동백전 카드로 이용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동백패스'로 환급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아 일부 혼선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동백전 카드는 금융기관 3곳에서 발급하는데, 전산 시스템 구축 문제로 하나카드와 NH농협은행 동백전은 당장은 환급이 안된다. 또 부산은행 동백전 중에서도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없는 카드로는 환급받을 수 없고, '동백패스' 서비스 등록을 안 한 경우 역시, 환급 대상에서 빠진다.

청소년이나 신용이 낮아 카드를 발급할 수 없는 시민의 경우도 혜택을 누릴 수 없다.

부산참여연대에 따르면 동백전은 코나아이 68만장, 하나카드 59만장, 부산은행 45만장, 농협은행 39만장이 발행됐다. 동백전 1차년도 운영사인 하나카드 컨소시엄과 2차년도 운영사인 코나아이가 가장 많은 동백전 카드를 발급했다.

코나아이는 선불형 카드를 주로 발급했다. 3차년도 운영사면서 동백전 카드를 1차년도 사업 때부터 발급한 부산은행 역시 선불형 카드를 발급하기는 하지만 주로 체크카드형 카드를 발급했다.

경기도의 경우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소년들의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 동백패스와 같은 대중교통 할인 정책인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을 통해 시행하고 있다. 반기별로 최대 6만원을 청소년 명의로 된 지역화폐로 지원받을 수 있다.

부산참여연대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내고 "부산지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동백전 카드에 대해서 동백패스에 참여할 수 없는 점은 정책의 형평성과 공정을 훼손하고 있다"며 "동백전 운영대행사가 아닌 하나카드와 농협은행 역시 지난 3년간 발생한 동백전 결제수수료를 수익을 얻었으면서 부산지역에 사회적 환원 없이 부산시가 혈세를 들여서 시스템 개발비용을 지원한다면 불공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백패스는 서민을 위한 정책인 만큼 부산시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사용 가능한 재충전식 선불카드에도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기회에 동백전 발급 기관을 단일화하는 것이 유리하다. 점진적으로 동백전 발급기관을 단일화해야 한다"며 "운행대행사 입장에서도 지역화폐 이용자가 많을수록 결제 수수료 혹은 기타 사업에서의 수익이 높아져 지역 사회에 환원 및 다양한 지원사업 재원으로 쓸 수 있다"고 촉구했다.

한편, 동해선 광역전철 일부 울산 노선(6개역, 서생역~태화강역)과 부산-김해경 전철에서 김해 구간(12개역, 불암역~가야대역)의 경우 부산시민이 아니어도 동백전 카드만 있으면 캐시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산시민의 세금을 경남도민과 울산시민이 이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