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주민투표 요구를 하지 않은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규탄하고 나섰다. 전직 제주지사인 원희룡 현 국토교통부 장관도 비판했다.

제주도 내 시민단체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반대하는 제주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은 7일 오전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민결정권 지킨다더니, 오로지 자기결정권만 지킨 오영훈 제주지사는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오 지사는 제2공항 질문이 나오면 '도민 이익과 자기결정권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이는 오 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막상 그 때가 오자 오 지사는 최소한의 주민투표 요구조차 국토부에 요청하지 못했다"며 "도민의 의지를 모아 결정을 확보해낼 책무가 있지만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지사직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제주지사 시절 제2공항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높았음에도 찬성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했다"며 "제2공항을 밀어붙이더니, 도지사 임기도 다 끝내지 않은 채 정치인의 꿈을 위해 육지로 가서는 국토부 장관이 돼 제주 파괴에 앞장 섰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소수 개발주의자의 이익을 대변하며 도민을 우롱한 전·현직 제주지사들은 제주 사회를 걷잡을 수 없는 갈등에 빠뜨려 왔다"며 "이들이 바로 '기후붕괴, 사회적 참사의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정의롭지 못한 절차적 부실로 신공항을 강행하려는 시도를 용인할 수 없다"며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즉각 철회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