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계박람회 개최 결정 D-20, 월드컵·여성인권·중동정세 변수

2020년대 후반~2030년대 초반 국제행사 사우디아라비아 독식
대기업들, 파리·유럽 곳곳에서 막판까지 부산 알리기 총력전
부산서도 유치 일정에 맞춰서 '붐업' 행사 속속 추진

오는 28일 2030세계박람회 유치 결정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지막 총력전을 펼친다. 2034년 월드컵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치를 희망하는 만큼 마지막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BIE(국제박람회기구) 회원들이 투표한다.



지난 1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시아(사우디)에서 2034년에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라는 글을 남겨 전세계적으로 시선을 모았다. 그동안 호주와 경쟁을 펼쳤으나 호주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쟁 참여를 철회했다. 2034년 월드컵은 사우디가 단독 후보가 됐다. 사우디가 2034년 월드컵을 개최하면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2020년대 후반~2030년대 초반 국제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한다. 먼저 2027년 AFC 아시안컵도 유치했다. 사우디는 인도와 경쟁을 펼쳤지만 인도가 경쟁을 철회했다.

이어서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과 2034년 하계 아시안게임도 연다. 특히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은 ‘네옴시티’에서 개최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옴시티 내 트로제나(Trojena) 지역은 고도가 높아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평균 10도 이상 낮다. 사우디는 2026년까지 트로제나 지역에 인공호수를 비롯해 호텔, 스키 리조트를 건설할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각종 국제 행사를 너무 독식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사우디 왕가가 국제행사 등으로 여성인권 탄압, 언론 등 자국 내 정치 상황에 대한 비판을 희석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을 중심으로 이런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부산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BIE 회원국들 사이에서 여러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유·불리를 섣불리 측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정세도 세계박람회 투표에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외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양호한 삶을 누릴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서구권에서는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이슬람 국가들의 결집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전쟁이 세계박람회 투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2차 투표에서 로마를 지지했던 일부 서구권 국가의 이탈표가 생겨 부산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기업들은 막판까지 부산 알리기에 한창이다. 현대차그룹은 프랑스 파리에서 주요 쇼핑몰 등 270여 개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K-컬처 아티스트와 협업한 디지털 옥외 영상광고를 상영하며 ‘2023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파리에 입국하는 길목인 샤를드골 국제공항 2E 터미널 입국장에서 14개의 광고판을 통해 부산엑스포를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샤를드골 공항 이용객들은 100m 이상의 이동동선에 연달아 자리잡은 광고판에서 다양한 갤럭시 광고와 더불어 부산의 인상적인 모습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부산엑스포 홍보 이미지를 접할 수 있다.

LG그룹은 지난 6일 파리 에펠탑 인근의 센강변에서 부산엑스포 홍보물로 전면을 도배한 2층 대형 버스 2대를 공개했다. 엑스포 버스는 오는 28일까지 파리 관광 명소 등을 돌며 부산을 홍보한다. LG는 이 대형 버스들 외에 파리 전역을 주행하는 시내버스 2028대의 측면이나 앞면에도 엑스포 유치 기원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게재했다. 이달 1일부터는 파리 도심 곳곳에 약 300개의 광고판도 집중 배치했다.


롯데그룹은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장 광고판에 'HIP KOREA! BUSAN IS READY(힙 코리아, 부산 이즈 레디)', 'WORLD EXPO 2030 BUSAN, KOREA(월드 엑스포 2030 부산, 코리아)' 등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메시지를 송출하기도 한다.

부산에서는 유치기원 행사가 지속해서 열리면서 '유치 붐업'도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4일에는 부산불꽃축제를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며 'DREAM, 꿈이 이루어지는 무대'로 펼쳐 77만명이 지켜봤다.

D-7일인 오는 21일에는 부산 도심 한복판인 서면교차로 근처에서 범시민유치위원회를 비롯한 4개 시민단체가 연합으로 대규모 2030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행사가 펼쳐진다.

2030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날인 28일에는 엑스포 관련 시민단체가 대규모 엑스포 유치 응원 행사를 열어 부산시민의 유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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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