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옮기는 겨울철새 '전남 1698% 폭증'…농장 차단방역 비상

환경부 발표, 11월 기준 전남 20만1천마리 도래…계속 증가
11월 철새 개체수, 최대 도래 시기 12~1월의 62.7% 육박
4일 고흥 철새도래지 인접서 올겨울 첫 AI 확진 방역당국 긴장
방역당국 "올겨울 철새도래지 주변 중심 AI방역 강화에 온 힘"

올겨울 전남지역에 도래한 겨울철새 개체수 폭증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차단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지난 4일 고흥에서 올겨울 들어 처음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고흥호 철새도래지와 인접한 농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분석이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겨울 온화한 날씨 때문에 지난해보다 겨울철새 도래 시기가 한 달 가량 늦어지면서 전국적으로 11월 중순부터 철새 개체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환경부가 조사한 '11월 야생조류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 시기 우리나라에 도래한 겨울철새(물새류)는 98만4000여마리로 파악됐다.

이는 철새가 최대 도래하는 12~1월 시기 157~158만마리의 62.7%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 전남에는 11월 현재 영암호 11만2847마리, 순천만 3만9654마리, 고흥호 1만7507마리, 강진만 1만530마리 등 20만1000여마리가 도래했고 이는 전년 같은 시기보다 '1698%' 늘어난 수치로 확인됐다.


현재 전남에 도래한 철새 종류는 가창오리, 청둥오리, 큰기러기, 고방오리, 흰뺨검둥오리를 비롯해 AI바이러스를 잘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홍머리오리까지 찾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영암호에서 서해안으로 이어지는 벨트로 도내 가금류(닭·오리) 최대 사육 지역인 '나주·영암·무안·함평' 4개 지역도 인근에 철새가 도래하는 영산강을 끼고 있어서 긴장의 고삐를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겨울철새 개체수 급증은 고병원성 AI '감염성지수'를 높이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철새 한 마리가 배출하는 바이러스 감염성지수는 평균 2.6이었지만 올해는 철새 급증으로 이보다 높아져 AI 확산 차단을 위한 '초동방역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전남도는 소 럼피스킨병 유행 당시 이미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을 겸한 '재안안전대책본부'를 선제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고병원성 AI 감염축 조기 색출을 위해 전체 오리농가에 대한 일제검사를 실시하고, 오리계열 회사 전체 농장에 대해서도 농장 간 수평전파 차단을 위한 방역을 강화하고 조기출하를 유도하고 있다.

고위험지구에 대해선 사육밀집도 완화를 위해 129개농가, 오리 248만마리를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일시적인 사육 제한 조치를 했다.

AI 발생 다발 지역인 나주·영암·무안·함평·고흥·장흥 등 6곳은 'AI 고위험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농장 소독을 1일 2회 이상으로 강화했다.

아울러 22개 시·군에 24시간 거점소독시설 운영을 통해 소독필증을 휴대한 차량만 농장 출입을 허용하고, 소독차량 134대를 동원해 농장과 도축장에 대한 소독 횟수도 늘리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겨울철새가 농장 마당과 축사 입구까지 오염시켜도 가금농장 핵심 차단방역 수칙을 실천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농장주는 출입 차량과 사람 등에 대해 차단방역 수칙을 꼼꼼히 이행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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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곡성 / 양성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