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숙원' 전남 의대 신설, 결국 다음 기회로

정부, 의대 증원 공식 발표
전남도 "증원 큰 도움" 환영 속
"의대 없는 전남, 신설 꼭 필요"

30년 숙원사업인 전남 의과대학 신설이 보건복지부 의대 정원확대 방안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전남도는 의대 신설에 대한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데 대해 아쉬워하면서도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6일 공식브리핑을 통해 2006년 3058명으로 조정된 이후 18년째 유지되고 있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확정했다. 올해 고3 학생이 입시를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확대된 정원이 적용된다. 복지부와 교육부는 오는 4월까지 각 대학별 의대 정원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섬과 농어촌이 많은 전남의 30년 현안인 (국립) 의대 신설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조규홍 장관은 지방 의대 신설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고려할 사안이 많다"며 "당장 결정해 2025학년도 입학정원에 반영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의대 신설 문제와 관련해선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과 '우리나라 의대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많기 때문에 의대 신설보다는 의대를 졸업한 분들이 지역에 거주하며 의료서비스 제공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이런 의견들을 잘 검토해서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역 의대 신설의 필요성에는 일정 정도 공감하면서도 언제, 어디에, 어느 규모로 신설할 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부가 의료개혁을 통해 지역간 의료 불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의대 정원확대 계획에 2026~2027학년도 전남 신설 의대 정원 100명을 꼭 반영해 달라"는 전남도와 지역 대학, 각급 기관단체의 의견도 표면상으로는 일단 보류됐다.

노인·장애인 비율 전국 1위, 의사 없는 유인도 전국 최다, 지방의료원 10개과 휴진, 공중보건의 감소, 1인당 의료비 전국 1위, 중증 응급·외상 환자 유출률 전국 최고, 열악한 골든타임 등 각종 지표를 언급하며 의대 신설의 당위성을 강조해온 전남 입장에선 허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남도는 그러나 정부가 '의대 신설 불가'가 아닌 '검토 후 결정'으로 여지는 남긴 데다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역 의대 신설을 골자로 한 총선 공약을 발표한 점을 들어 "다음 기회를 기약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록 지사는 정부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 "19년 만에 의대 정원 2000명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환영하고, 의대 없는 전남에 의대 신설도 조만간 발표할 것을 건의드린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정원 확대는 지역의 의료여건을 크게 개선하고, 의사수가 부족한 전남의 병·의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료계도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적극 협력해 국민건강을 지켜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특히 "의대가 없는 전남에도 도민 건강을 지킬 거점 의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역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도록 전남 국립 의대 신설도 적극 검토해 조만간 확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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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무안 / 김중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