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이슈브리프 ‘실태 조사·정책 제언’
안내문 포함 191개 간판 중 94개서 오류 파악
“표기 관련 장치 강화·지속적인 교육 등 필요”
제주어 간판이 제주 문화와 제주다움을 확산하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어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지만 일부 표기의 오류가 발생해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제주연구원 정책이슈브리프 vol.396 ‘제주어 간판 실태 조사에 따른 시사점과 정책 제언-제주시 신성로·서귀포시 아랑조을거리를 대상으로’에 따르면 2개소에서 확인된 제주어 간판은 191개다. 신성로가 120개, 아랑조을거리가 42개다. 여기에 아랑조을거리 안내문 29개가 있다.
신성로 제주어 간판 중 제주어를 부제로 사용한 경우는 제주방언이라는 표시와 함께 제주어 문양 디자인이 적용되고 있다. 아랑조을거리는 상호명 왼쪽 혹은 오른쪽을 활용해 상호명보다 작은 글씨로 가게의 특징과 관련 있는 문장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두 거리의 제주어 간판 중 94개(안내문 포함)에서 오류가 파악됐다. 주로 띄어쓰기 오류가 많고 어색한 표현이나 아래아(ㆍ) 및 된소리 등 표기 오류 등이 확인됐다.
조사에서 대표적인 오류 사례를 보면 ‘아랑조을거리’부터 표기의 오류로 지적됐다. ‘알앙좋을거리’ 혹은 ‘알앙 좋을 거리’(알면 좋을 거리)가 맞다는 것이다. 아랑조을거리 안내문 공통 문구에서도 제주어를 잘못 사용하거나 제주어와 표준어의 대응이 잘못된 경우 등이 나타났다.
간판 등에 쓰인 ‘드십써’와 ‘봅써’는 ‘드십서’(드세요)와 ‘봅서’(보세요)의 된소리 표기 오류로, ‘ᄈᆞᆼ그랭이’와 ‘몬딱’은 ‘뽕그랭이’(배부르게)와 ‘ᄆᆞᆫ딱’(모두)의 아래아 표기 오류로 제시됐다.
또 ▲돌코롬햄수다(ᄃᆞᆯ코롬허우다, 달콤합니다) ▲솜태움수다(솜 태왐수다, 솜 태웁니다) ▲어떤거 도와드리우꽝(어떤 거 도와드리카마씨, 어떤 걸 도와드릴까요) 등은 어색한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연구진은 제주다운 거리 조성을 위해 제주어 간판을 적극 활용해야 하지만 제주어 간판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옥외광고물에서의 제주어 표기와 관련된 법·제도적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옥외광고물 설치를 관리하는 행정기관 공무원과 업주에 대한 지속적인 제주어 교육, 제주어 바루기(바르게 잡기)를 위한 전문가 자문,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상담 창구 설치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김순자 센터장은 “간판에 제주어를 활용하는 것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제주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홍보 전략으로 제주 지역민에게는 친근함을, 외지인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어 효용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노출되는 간판에서 제주어 오·남용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어 올바른 제주어 사용을 독려하고 제주다움을 확산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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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