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은 통곡의 팽목항에 영원히 있습니다

희생자 고 고우재군 유족
"참사가 잊히지 않도록
추모공간 무사히 건립되길"

"아픈 참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희생자들이 수습된 곳에 추모관이 잘 세워지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참사 희생자 단원고등학교 2학년 8반 故고우재군의 아버지 고영환(55)씨는 추모제 행사를 준비하면서 "희생자들이 수습된 이 자리를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이후 8년 동안 이곳을 지켜온 고씨는 "한 명이라도 이곳에 남아서 아이들을 기억할 공간을 마련하도록 지켜야겠다 싶었다"며 "며칠만 있어야지 한 게 벌써 몇 년이 지나 있었다"고 회상했다.

진도항은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의 시신이 처음 뭍으로 올라온 곳이다.

진도항은 연안객터미널이 들어서면서 일부 변화가 있었지만 416팽목기억관은 변함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컨테이너에 들어서자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사진들이 벽에 붙어있었다.

고씨는 교복 입은 아들의 생전 사진을 어루만지면서 "참사 5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아들을 잃은 아픔을 추스르기도 전 장례를 치르고 곧바로 다시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자식 같은 학생들이 눈에 밟혀서였다.

그러나 희생자의 시신이 하나 둘 수습되자 팽목항에 "마지막 희생자가 수습될 때까지 모두 함께 남아있자"는 서로의 약속은 뿔뿔이 흩어졌다.

고씨는 참사 직후 8년간 매일 팽목항을 지켰다. 지역 주민과 유족, 예술·종교단체와 연대하면서 희생자들이 수습된 자리를 추모관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비록 살아서 돌아온 사람은 없지만 부모들이 애들 기다린 자리잖아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세월호 이후 안전 의식은 고취됐지만 위급 상황일 때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안전 체계는 아직 만들어지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고씨는 "내 나이에 더 바랄게 무엇이 있겠냐"며 "팽목항을 찾는 많은 국민들이 참사를 기억하고 과거에 이런 큰 사고가 있었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 잘 마련되길 바랄 뿐이다"고 밝혔다.

고씨가 3년전 사고를 겪으면서 팽목항에 머무르기 어려워지자, 유족들은 매주 3명씩 조를 짜서 416팽목기억관을 지키고 있다.

진도군은 진도항 인근 공공사업 잔여 부지를 확보해 기억 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팽목 4·16공원 기림비 설치 공간도 최소면적으로 확보한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도.완도 / 김일문 기자 다른기사보기